숲노래 어제책 2021.10.12.

숨은책 556


《THE NATURE HOUR, Sixth Year·Autumn and winter》

 Lucille Nicol·Samuel M.Levenson·Teressa Kahn 글

 Silver Burdett and com

 1935.



  먼 옛날에는 누구나 ‘사람’이란 이름이었을 텐데, 어느 무렵부터 ‘벼슬’이나 ‘감투’란 이름으로 갈린 자리가 생기고 ‘임금’이란 이름으로 높이는 자리가 불거집니다. 그저 사람일 적에는 나란하게 나아가는 길인 어깨동무였다면, ‘벼슬·감투·임금’으로 가르고 ‘나리’로 올라서는 쪽이 나타나면서 말씨가 확 갈렸구나 싶어요. 힘자리에 선 쪽에서는 밑자리를 이루는 쪽하고 다르게 말하려고 애썼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웃나라에서 쓰는 한문을 받아들여 힘자리 힘말로 삼아요. 밑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벼슬·감투·임금’이 옆나라 말씨로 생각을 펴든 말든 수수하게 삶·살림·사랑을 지으면서 삶말·살림말·사랑말을 나눕니다.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는 길에 《THE NATURE HOUR, Sixth Year·Autumn and winter》 같은 책을 틈나는 대로 목돈을 들여 장만합니다. 우리나라 붓바치는 밑자리에서 삶·살림·사랑을 짓는 수수한 사람들이 늘 마주하는 수수한 풀꽃나무나 풀벌레나 새나 짐승은 거들떠보지 않거든요. 벼슬꾼이나 임금님 딸아들을 가르치려고 중국 한문을 읊을 뿐이었습니다. “숲하루(THE NATURE HOUR)”를 돌아보는 눈빛을 담아 1935년에 태어난 책은 미국 어린이가 숲을 두루 읽고 익히면서 슬기롭게 어른이 되기를 바랍니다. 수수한 아이를 숲빛으로 품기에 배움길이요 푸른길이라고 느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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