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양말일까? 자연이 좋아 2
김종현 지음, 박영신 그림 / 개똥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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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10.6.

그림책시렁 782


《누구 양말일까》

 김종현 글

 박영신 그림

 개똥이

 2021.3.5.



  골골대는 아이는 버선(양말)을 꿰라는 잔소리를 내내 들었습니다. 뛰놀 적에는 맨발이 가장 좋은데, 이 버선으로 발을 보듬을 만한지 잘 모르겠다고 여기던 나날입니다. 배움터를 거쳐 스물이란 나이를 지난 어느 날, 우리가 몸에 두르는 온갖 입을거리는 ‘숲이나 땅에서 자라던 숨결’이 아닌 ‘기름(석유)에서 뽑아내어 죽임물(화학약품)을 잔뜩 넣은’ 실로 뽑아낸 줄 비로소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터전은 순이돌이 모두한테 버선을 억지로 씌우려 해요. 더구나 순이한테는 다리를 온통 ‘죽임물로 짠 실’로 지은 버선을 씌우지요. 《누구 양말일까》는 버선을 한 짝 두 짝 신기면서 ‘사람 곁 여러 숨붙이’를 생각하도록 재미나게 이끄는 줄거리라고 할 만합니다. 셈을 가르치거나 짐승이름을 알려줄 적에 이웃나라에서는 이런 그림책을 으레 선보이더군요. ‘기초학습·서양 디자인’이란 틀에서 본다면 이 그림책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옷도 신도 버선도 두르지 않는 숨붙이한테 굳이 옷이나 신이나 버선을 씌우면서 아이들한테 셈을 가르쳐야 할는지 아리송해요. 맨발이기에 그토록 잘 달리는 범이요 늑대요 토끼입니다. 맨손이기에 그렇게 집을 잘 짓는 거미입니다. 가르침(학습)보다는 숲과 삶과 숨결을 헤아리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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