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30.


《80세 마리코 16》

 오자와 유키 글·그림/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1.9.30.



2018년 10월 31일에 첫걸음이 우리말로 나온 그림꽃책 《80세 마리코》는 2021년 9월 30일에 열여섯걸음이 나오면서 끝이 난다. 일본에서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나왔을까. 지난 네 해에 걸쳐 이 아름책을 둘레에 알린다고 애쓰기는 했는데, 몇 분쯤 이 책을 장만해서 곁에 놓으셨을까? 여든 살을 훌쩍 넘은 나이에 ‘집을 나가’서 길잠을 자고, 길고양이를 품어 돌보고, 글쓰기(소설쓰기)를 멈추지 않을 뿐 아니라, 씩씩하게 글꽃책(문학잡지)까지 엮어낸 할머니가 마지막에 새롭게 그리면서 ‘손주 며느리’한테 남긴 씨앗 한 톨이 무척 싱그럽게 흐른다. ‘2021년 올해책’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낮에 큰아이하고 우리 책숲을 다녀오는데 참새떼를 700∼800쯤 만난다. 나는 이만큼 셌으나 미처 못 센 참새떼는 더 있으리라. 가을이 깊어 가면서 까치랑 까마귀랑 직박구리가 떼를 지어 다닌다. 참새는 몸집이 큰 새가 떼를 짓는 줄 알기에 작은 몸을 더더욱 뭉칠는지 모른다. 빈논에 이삭을 훑으러 내려앉았다가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참새떼는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요즈음에야 이쯤이되 지난날에는 2000∼3000을 거뜬히 넘지 않았을까? 늦해를 바라본다. 갈수록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진다. 겨울이 다가오지만 가을볕은 한낮에 아직 무척 후끈후끈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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