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28.


《무지개 그림책방》

 이시이 아야 글·고바야시 유키 그림/강수연 옮김, 이매진, 2020.1.10.



고흥으로 돌아오는 날. 칙칙폭폭 달리는 길에 작은아이가 스르르 눈을 감고서 꿈나라로 간다. 작은아이 모습을 지켜보다가 기지개를 켜고서 책집 꽃글(동화) 열째 꼭지를 매듭짓는다. 아, 이제 첫 꾸러미를 마치는구나. 한동안 숨을 돌리고서 셈틀로 옮겨야지. 지난 9월 15일부터 쓰는 ‘마음소리’도 알뜰히 옮겨적었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소리를 받아들일 만하다. 마음을 가만히 기울이면 우리를 둘러싼 숱한 이야기가 온몸에 퍼진다. 도깨비 얘기도, 풀꽃나무 얘기도, 저승길로 떠난 넋이 남기고픈 얘기도, 바람이며 구름이며 별빛이 속삭이는 얘기도, 언제나 우리 곁에서 마음소리로 맴돈다. 《무지개 그림책방》을 마실길에 챙겨서 읽었다. 아기자기하게 빛나는 이야기가 즐겁다. 글님은 책집을 차렸고, 그림책을 펴냈고, 바야흐로 이녁 삶자취를 책으로 여미기까지 했다. 그럼 그럼 그렇지. 우리 이야기는 우리가 손수 쓸 노릇이다. 순천나루에서 칙폭이를 내린다.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고흥으로 들어설 시외버스를 또 갈아탄다.“내가 들게요. 아버지 혼자 짐이 무겁지 않아요?” “짐이 왜 무거워야 해? 짐이 있을 뿐이야.” 바리바리 등짐에 아이를 안더라도 무겁거나 힘들단 생각을 여태 안 했다. 아이가 곁에 사랑스레 있다고만 여기며 살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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