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27.
《제니의 모자》
에즈라 잭 키츠 글·그림/김미련 옮김, 느림보, 2004.4.21.
“우리말꽃(국어사전)은 어떻게 엮고 쓰며 읽는가” 하는 이야기를 상주 〈푸른누리〉 이웃님한테 들려준다. 이곳 이웃님은 손수 새 말꽃을 엮느라 부산하다. 따로 이 말꽃길(국어국문학)을 밟은 적이 없는 분들이라 걱정이 한가득이라는데, 외려 말꽃길을 안 밟고서 숲길이며 풀꽃길을 밟은 분이야말로 말꽃을 새롭고 즐거우면서 알뜰히 엮을 만하다고 느낀다. 말꽃이라고 하는 책은 머리가 아닌 삶·살림·사랑으로 짓는다. 왜 그럴까? 모든 말은 언제나 삶·살림·사랑에서 비롯하는데, 이 삶·살림·사랑은 늘 숲에서 태어나거나 깨어난다. 집안일을 즐거이 하고, 숲을 아끼거나 돌볼 줄 아는 분이라면 배움턱이 있건 없건 스스로 말결을 다스릴 만하다. 《제니의 모자》를 작은아이가 두 살 무렵에 비로소 곁에 두었다. 갓 나올 적에는 그림결이 곱다고 여겼고, 2008년에 큰아이가 태어날 적에는 이야기가 싱그럽구나 싶었고, 2011년에 작은아이가 태어날 적에는 우리 아이들이 몸에 두르면서 삶꽃을 지필 길을 새롭게 그리면서 읽었다. 열 몇 해에 걸쳐 찬찬히 되읽은 그림책은 앞으로 열 몇 해 뒤에도 새록새록 되읽을 만하다고 본다. 어린이가 어린 나날부터 읽으면서 앞으로 어른으로 자라나는 길에 새삼스레 넓고 깊게 새기기에 그림책이리라.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