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9.30.

오늘말. 보


어디 다치거나 앓을 적에는 물조차 안 마시곤 하는데 어느 날 어느 할아버지가 저한테 “짐승도 아프면 암것도 안 먹고 가만히 앉거나 자기만 해.” 하고 말씀하더군요. 곱씹어 보면 아프거나 앓을 적뿐 아니라 지치거나 힘들 적에도 안 마시고 안 먹고 그저 눕거나 잠들면 말끔히 털어내더군요. 돌봄물이 아닌 잠 한 숨이, 또 이슬이 돋는 새벽을 조용히 맞이하는 꿈자리가 우리 몸에 기운을 새로 일으키면서 눈부시게 피어나도록 이끄는구나 싶어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이웃 숨붙이랑 풀꽃도 매한가지이지 싶습니다. 우리는 옛날부터 돌봄터(병원) 아닌 삶터에서 스스로 반짝이는 사랑이 되어 앙금이며 생채기를 씻었어요. 대단한 돌봄꾼(의사)이 돕지 않아도 돼요. 모든 어수선한 생각을 끊고서 폭 쉬기에 모든 멍울을 치우는구나 싶어요. 숲을 밀어낸 서울이기에 더더욱 숲을 떠올리는 서울이웃님은 ‘숲보’란 이름을 지으며 숲꾸러기가 되려고 한다고 들었습니다. 서로 숲벗이 되고, 숲내기로 살고, 숲꽃으로 만나고, 숲둥이로 어우러지면서 새길로 가는 디딤돌을 밟는 삶이에요. 책보도 글보도 좋으나, 숲보도 꽃보도 좋습니다. 모두 애틋한 삶지기입니다.


ㅅㄴㄹ


사람·이·벗·님·내기·꾸러기·둥이·꾼·지기·보·쟁이·이웃·꽃·들꽃·풀·풀꽃 ← -자(者), -인(人), -민(民)


생각·일·삶·이야기·하루·나날·옛이야기·옛생각·옛날·예스럽다·오래되다·돌아보다·되새기다·곱씹다·생각하다·되짚다·떠올리다·애틋하다·그립다·보고 싶다·아스라하다 ← 추억(追憶)


빛돌·꽃돌·반짝돌·돌·별·값있다·값지다·값가다·눈부시다·아름답다·훌륭하다·대단하다·사랑·사랑스럽다·노리개·구슬·이슬 ← 보석(寶石)


디딤돌·섬돌 ← 보석(步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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