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9.21.

오늘말. 거나하다


스스로 서지 않는 사람은 술에 빠집니다. 스스로 선다면 술지랄을 안 해요. 스스로 사랑할 줄 모르기에 술짓이 추레하고, 스스로 삶길을 헤아리지 않아 곤드레만드레 흐느적입니다. 기뻐서 술김일 만하고, 슬퍼서 술기운에 사로잡힐 만해요. 거나하도록 들이켜느라 넋을 잃기도 합니다. 마음을 곧게 다스린다면 알딸할 일이 없어요. 한 모금을 마시거나 열 모금을 마시거나 매한가지입니다. 빈틈없이 살아야 하지 않아요. 정갈하면서 포근하면 넉넉합니다. 뾰족한 마음으로는 가볍지 못하고, 모질게 굴면 홀가분한 길하고 멀어요. 떨려나가는 사람을 문득 보다가 종이를 꺼내어 또박또박 몇 마디를 적습니다. 스스로 즐겁다면 맑게 노래하고, 스스로 고요하다면 가벼이 하늘을 나는 춤짓입니다. 단단히 뿌리를 내린 나무도 살랑살랑 춤을 춰요. 회오리바람뿐 아니라 산들바람에 옴짝않는 나무가 아닌, 살살 가지를 흔들고 나뭇잎을 나부끼면서 푸르게 빛납니다. 무서운 얼굴을 풀어요. 무겁게 붙은 두 발을 살며시 떼어요. 꿈을 이루는 길에 서며 멍울을 씻어요. 반듯한 길도 좋고 에도는 길도 됩니다. 어느 쪽으로 뽑히든 스스럼없이 웃으면서 살몃살몃 걸어갑니다.


ㅅㄴㄹ


거나하다·곤드레·곤드레만드레·알딸딸·얼떨떨·나가떨어지다·나떨어지다·떨려나가다·술기운·술김·술에 절다·술에 빠지다·술지랄·술짓 ← 만취(漫醉/滿醉)


되다·이루다·뽑히다·붙다 ← 당선(當選)


곧다·따박따박·또박또박·바르다·반듯하다·따갑다·뜨끔하다·뾰족하다·모질다·무겁다·단단하다·꿈쩍않다·옴짝않다·매섭다·맵다·맵차다·무섭다·깐깐하다·꼼꼼하다·물샐틈없다·빈틈없다 ← 엄중(嚴重)


좋다·되다·즐겁다·넉넉하다·풀다·씻다·깨끗하다·맑다·정갈하다·고요하다·가볍다·홀가분하다 ← 사무여한(死無餘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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