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9.18.

오늘말. 피어나다


풀씨는 해마다 거듭납니다. 겨울에 시들고 진다지만 뿌리까지 사그라들지 않아요. 들풀은 줄기하고 잎을 송두리째 흙바닥에 내려놓고서 이듬해에 새로 피어나는 길로 나아갑니다. 더 높이 솟기보다는 해마다 새롭게 잎을 내고 꽃을 내놓으려 해요. 들풀끼리 서로 도우면서 차근차근 걸어가요. 이 들풀이 내린 풀뿌리는 흙을 단단히 붙잡아 주기에 나무씨가 드리워 밑동을 훨씬 단단히 내릴 만합니다. 얼핏 보면 대수롭지 않은 들풀이라지만, 이 들풀이 있기에 나무가 우거져요. 대단하지요. 들풀이란 밑판이 있어 풀밭 한복판에서 나무가 높이높이 올라요. 그렇다고 풀꽃이 나무를 따르거나 받들지는 않습니다. 나무가 풀꽃을 섬기거나 모시지도 않아요. 둘은 서로 돌보는 숨결입니다. 둘은 서로 지키는 숨빛이에요. 사람은 이 삶자리에서 서로 어떤 사이일까요? 이슬떨이가 되어 앞장서나요? 곁일꾼이 되어 거드는 노릇인가요? 슬기롭게 생각할 줄 알기에 사람이라면, 슬기롭지 않거나 따뜻하지 않거나 착하지 않다면 사람탈을 쓴 셈이지 싶습니다. 겉만 똑똑이여서는 겉치레에 그치겠지요. 우리 고갱이나 벼리는 언제나 꽃이 바탕인 노래하는 넋이어야지 싶어요.


ㅅㄴㄹ


거듭나다·피어나다·나아가다·나아지다·높다·높아지다·낫다·좋아지다·새롭다·새·새걸음·앞걸음·새길·앞길·앞서가다·앞장서다·앞서다·이슬떨이·이슬받이 ← 진보(進步)


돕다·도와주다·거들다·돌보다·보살피다·바라지·따르다·뒤따르다·모시다·섬기다·받들다·떠받들다·지키다·곁사람·곁꾼·곁일꾼·곁지기·옆지기 ← 수행(隨行), 수행원(隨行員), 수행 비서, 보좌(補佐), 보좌관


머리·생각·골머리·골치·가운데·복판·한가운데·한복판·고갱이·알맹이·꽃·기둥·들보·대들보·벼리·똑똑이·밑·밑동·바탕·바탕길·밑바탕·밑절미·밑짜임·밑틀·밑판·밑뿌리·밑싹·밑자락·대수롭다·대단하다 ← 두뇌(頭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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