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13.


《서점, 시작했습니다》

 쓰지야마 요시오 글/송태욱 옮김, 한뼘책방, 2018.11.10.



지난 쇠날(금요일) 받은 쌀(위문품)을 이웃님한테 보내기로 한다. 달날(월요일)이 오기를 기다렸다. 쌀을 꾸러미로 담는데 등짐에 안 들어간다. 한가위를 앞두고 얼른 보내야겠는데 자전거로 면소재지 우체국에는 못 갈 듯하다. 짊어지고 시골버스를 탄다. 읍내 우체국으로 가서 부치려는데 줄이 길다. 한참 기다린다. 뻑적지근한 어깨를 풀고서 저잣마실을 한다. 등짐은 새삼스레 묵직하다. 아이들이 마을 앞으로 나와서 짐을 나누어 받는다. 새삼스레 멋지고 반갑다. 《서점, 시작했습니다》를 천천히 읽었다. 일본이기에 이렇게 새책집을 열고 꾸릴 만할 수 있고, 일본이라서 이처럼 책집일꾼으로 지낸 발자취를 더듬어 새길을 찾을 만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대로 새길을 찾고 짜고 여밀 만하다. 아무리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덜 읽거나 안 읽는다고 하더라도, 책사랑이도 제법 많을 뿐 아니라, 책을 곁에 안 두거나 못 두는 이웃을 헤아리며 더 느긋하게 마을을 가꾸는 길을 가면 되리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책을 덜 읽어 책집이 확 줄었다고도 하지만, 책집 스스로 거듭나는 길로 나아가지 않은 대목도 살펴야지 싶다. ‘책인 척’하는 종이꾸러미가 아닌 ‘고스란히 책’인 꾸러미를 사랑하고 돌보는 손길은 새롭게 가꾸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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