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8.


《개와 고양이를 키웁니다》

 카렐 차페크 글/신소희 옮김, 유유, 2021.1.14.



우체국에 다녀온다. 여느 우편으로 보낸다. 책은 택배보다 여느 우편이 낫다. 여느 우편은 사나흘이면 닿는다. 사나흘이 늦을까? 사나흘도 꽤 빠르지 않나? 요새는 택배에 무겁거나 커다란 짐이 많기에 책을 택배로 맡기면 짓눌리거나 다치기 일쑤이다. 때로는 김칫국물이 흐르거나 얼음이 녹아서 젖더라. 이럭저럭 여러 일을 마치고 밥도 다 차려서 먹이고 쉬는 저녁에 구름밭을 본다. 숨돌리지 않으면 구름도 바람도 들도 못 느끼고 못 본다. 스스로 숨돌리면서 쉬기에 비로소 구름밭이며 구름빛을 맞아들여 스스로 포근하다. 《개와 고양이를 키웁니다》를 읽는데 언제쯤 고양이 이야기가 나오나 하고 기다리고 기다리노라니 끝에 조금 붙는다. 책이름이 “개와 고양이”이기에 두 이야기를 고루 하나 했더니 거의 개 이야기이다. 카렐 차페크 님 책이기에 장만했으나, 좀 너무하네. 그냥 개 이야기인 책이잖은가. 옮김말이 조금 못마땅하다. 카렐 차페크라는 분이 쓴 글이라면 한결 수수하면서 가볍게 익살스러울 텐데 이 ‘수수한 익살빛’을 모르는 분이 많다. ‘어렵게 안 쓴다’와 ‘말장난이 아닌 말놀이’와 ‘겉치레나 꾸미기를 않는다’를 살피지 않는다면 글이 빛나지 않는다. 빛나는 글은 언제나 수수하다. 스스럼없는 숲이 눈부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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