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9.7.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삽니다》
정해심 글, 호호아, 2021.8.4.
순천마실을 한다. 아이들 옷을 보러 간다. 순천에 계신 이웃님한테 전화를 걸어 아이들 옷을 어디에서 사느냐고 여쭈니 “우리? 인터넷으로 보는데?” 하신다. 큰고장에서도 누리가게를 보는구나. 하기는. 옷을 파는 누리가게가 얼마나 많은가. 아이가 손수 하나하나 만지고 보면서 고르는 옷집은 확 줄고, 어느새 누리옷집이 쫙 자리잡았구나 싶다. 내가 입는 깡동바지는 바느질을 며칠째 한다. 2001년에 장만했지 싶은 바지는 엉덩이가 해져서 덧대었는데 한 바퀴를 둘러서 새로 덧대야 할 판이다. 앞으로 며칠 더 바느질을 하면 마무리할 텐데, 스무 해를 입은 깡동바지를 앞으로 스무 해를 더 입자고 생각한다.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삽니다》를 천천히 읽는다. 서울 한복판에서 책집을 돌보는 사람은 모두 대단하다. 책집뿐이랴. 서울에서 가게를 꾸리는 사람도, 서울에서 삯집을 얻거나 보금자리를 장만하는 사람도 대단하다. 어떻게 서울에 눌러앉아서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지만, 서울 이웃은 나더러 “어떻게 시골에 눌러앉아서 살림을 지을까” 하고 생각하겠지. 저마다 스스로 즐기는 길을 간다. 누구나 스스로 사랑하는 하루를 맞이한다. 다 다른 우리는 다 다른 곳에서 다 다른 눈빛과 손길로 오늘을 살아낸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