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이야기
유리 글.그림 / 이야기꽃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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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9.14.

그림책시렁 750


《돼지 이야기》

 유리

 이야기꽃

 2013.11.1.



  큰아이가 태어나서 돌보고 작은아이가 태어나서 돌보는 동안 둘레 어른은 자꾸 이 아이들한테 고기를 먹여야 한다고 보챕니다. ‘보채다’라고 말할 만큼 닦달합니다. ‘닦달’이라고 할 만큼 잔소리입니다. ‘잔소리’가 될 만큼 시끄럽습니다. ‘시끄럽다’고 느낄 만큼 고단했습니다. 아이들은 고기밥을 좋아할까요, 꺼릴까요? 아이들은 고기밥이나 풀밥을 안 가립니다. 어버이가 사랑스레 지어서 차리는 밥인지 아닌지를 느낍니다. 해가 갈수록 고기밥을 차리는 일이 줄고, 어느덧 고기를 장만하는 일이 아예 없습니다. 《돼지 이야기》는 ‘돼지’ 이야기라기보다 ‘고기돼지’ 이야기입니다. 둘레를 봐요. 돼지가 돼지답게 살아갈 땅뙈기는 코딱지만 합니다. 조금 남은 멧돼지조차 구석에 몰릴 뿐 아니라 툭하면 미움을 삽니다. 둘레를 더 보면, 돼지가 돼지답게 살지 못할 만큼 벼랑에 몰린 이 나라는, 사람도 사람답게 살지 못할 만큼 낭떠러지입니다. 다들 ‘배움수렁(입시지옥)’을 입으로는 말할 줄 알아도 정작 안 바꿔요. 아이를 열린배움터(대학교)에 안 보내면서 스스로 살림을 짓도록 이끄는 어버이는 몇쯤 될까요? 어른 스스로 어른답지 못한 곳이니 아이도 아이다움을 잃고, 돼지는 더더욱 돼지라는 삶길을 빼앗깁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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