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9.14.

오늘말. 데려오다


낳은 해에 따라 나이를 먹습니다. 우리한테는 몸나이가 있으면서 마음나이가 있어요. 으레 몸뚱이만 헤아려 몇 살인가 하고 세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며 넘나드는 고개마다 차근차근 깊어가는 마음빛을 나란히 살필 노릇이지 싶어요. 지난날 머슴이나 드난살이를 하는 사람한테 붙인 이름 가운데 ‘하님’이 있습니다. 일을 부리려고 두는 사람이지만 ‘임금님’이란 이름처럼 ‘-님’을 붙여요. 어쩌다가 말끝이 ‘님’이 되었을 뿐일까요? 얼결에 ‘님’으로 끝맺는 이름이 되었더라도 ‘하님’이란 낱말을 떠올릴 때면, 누구를 데려와서 일을 맡기더라도 부려먹거나 우리지 말 노릇이라는 뜻을 드러내지 싶습니다. 각다귀가 되지 말고, 뜯어먹거나 물어뜯지 말고, 서로 마음이며 몸을 아낄 줄 아는 사이가 되어 받아들일 노릇이지 싶어요. 가을이 깊어 겨울이 다가올수록 마루에 스며드는 햇살이 넓게 퍼집니다. 겨울에는 재 너머로 일찌감치 해가 집니다. 이를 너무 부리면 삭니가 되기 쉽고, 이를 아끼지 않으면 이내 썩니로 치닫습니다. 사람도 몸도 이도 매한가지예요. 갉거나 앗으면 힘을 잃습니다. 보살피고 섬길 적에 우리 몸도 마음도 튼튼하기 마련입니다.


ㅅㄴㄹ


나이·해·해나이·몸·몸나이·몸뚱이·고개·고갯마루·마루·재 ← 연령, 연세, 연식(年食), 연령대, 연령층

데려가다·데려오다·사다·부리다·부려쓰다·받다·받아들이다·드난꾼·하님·머슴 ← 고용병, 용병(傭兵)


삭은니·삭니·썩은니·썩니 ← 충치(蟲齒)


부려먹다·갈겨먹다·괴롭히다·들볶다·등쌀·못살게 굴다·우려먹다·우려내다·우리다·후비다·빼앗다·앗다·갉다·갉아먹다·짜다·짜내다·벗겨먹다·각다귀·피뜯다·떼다·떼어먹다·뜯다·뜯어먹다·물어뜯다·앵벌이 ← 노동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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