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53 안 배우고 논다



  배움터(학교)는 사람을 길들이는 곳입니다. 길을 들여서 똑같이 하도록 내모는 곳입니다. 삶터는 살아갈 생각을 스스로 짓는 곳입니다. 살림터는 사랑할 마음을 스스로 가꾸는 곳입니다. 배움터는 우리가 스스로 안 묻고 남이 시키는 대로 외우도록 내몰아 길들이는 곳입니다. 삶터랑 살림터는 우리가 스스로 묻고 스스로 생각해서 스스로 삶이랑 살림으로 나아가며 노래하고 즐기도록 흘러가는 곳입니다. 어느 쪽이 좋거나 나쁘지 않습니다. 바탕이 이러할 뿐이에요. 어느 곳에서든 우리 스스로 어떻게 바라보고 마주하고 헤아리면서 스스로 오늘 하루를 누리려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요. 배움터가 아무리 길들이는 곳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이 배움터에서 스스로 눈을 반짝이면서 웃고 노래하고 춤추고 놀고 이야기한다면, “길들여서 시키는 대로 내몰려는 그곳에서 거꾸로 스스로 묻고 생각하며 삶이랑 사랑이 피어나도록 바꿀” 만해요. 삶터나 살림터라 해도 윽박지르거나 시샘하거나 미워하거나 꺼리거나 등돌리거나 따돌리려는 마음이 터럭만큼이라도 있다면, “사랑이 아닌 ‘안 사랑’이 샘솟고 말아, 그만 스스로 바보로 나뒹구는 판”이 되곤 해요. 배움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아요. 다만 스스로 놀고 노래하는 마음일 때에 배우면 돼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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