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51 생각보다 젊네



  글을 써서 제 눈빛·삶길을 나타내려 한 때는 열일곱 살부터요, 마을책집과 우리말 이야기는 열여덟 살인 1992년부터 씁니다. 이즈음부터 제 글을 읽은 ‘나이든 분’은 저랑 얼굴을 마주할 적에 으레 “생각보다 어리네?”나 “생각보다 젊네?” 하고 말합니다. 이런 말에, 스무 살까지는 “아저씨(아줌마)는 생각보다 늙었네?” 하고 대꾸했고, 서른 살까지는 “일할 사람이 일할 뿐인데, 마음을 안 보고 겉모습만 보네?” 하고 대꾸했고, 마흔 살까지는 “마음을 보세요.” 하고 대꾸했고, 요새는 그저 빙그레 웃습니다. 우리말꽃지기(국어사전 편집장)를 스물여섯 살부터 했어요. 바깥(사회)에서 보면 이 나이가 어릴 테고, 속으로 보면 배움터를 집어치우고 오롯이 이 길을 팠기에 이 일을 할 뿐입니다. 우리는 나이로 일하거나 생각하거나 삶을 가꾸지 않습니다. 마음으로 일하고 생각하며 삶을 가꿉니다. 겉모습을 따지기에 사람을 속빛(마음빛) 아닌 몸나이(겉모습)로 따져서 위아래(계급)로 가르려 듭니다. 속살(마음결)을 바라보는 눈빛이라면 어린이나 젊은이한테 눈길을 맞추며 이야기를 하려고 다가서겠지요. 이야기에는 위아래나 높낮이가 없어요. 가르치려 들기에 겉나이나 겉모습을 따집니다. 글님 이름값 아닌 마음을 읽을 책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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