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30.


《세상에서 가장 멋진 책방》

 히구치 유코 글·그림/김숙 옮김, 북뱅크, 2021.3.15.



모시꽃은 2011년에 제대로 보았다. 그해가 되기 앞서도 보기는 봤을 테지만 우리 보금자리에서 피고 지는 풀꽃이 아니라면 지나치기 쉽다. 더구나 모시는 큰고장 골목에서 구경하기 어렵다. 오늘은 큰고장이어도 예전에는 모두 시골이었고, 누구나 손수 모시줄기에서 실을 얻어서 옷을 지었을 텐데, 어쩐지 큰고장에서는 모시가 죄 숨을 거둔 듯하다. 아마 2012년부터 모시잎을 나물로 여겨 먹으면서 “꽃을 먹으면 어떤 맛일까?” 하고 궁금해서 모시꽃맛을 보았지 싶다. 모시꽃은 잎보다 부드러우면서 살짝 달다. 어느 꽃이든 꽃가루가 있어 잎맛하고 다르며 꽃잎은 풀잎보다 보드랍다. 밤에 작은아이하고 마을을 휘 걷는다. 슬슬 반딧불이를 만날 때이지 싶다. 곧 만나겠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책방》은 수수하면서 앙증맞게 책집살림을 보여준다. 어린이한테 책집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줄거리를 어느 만큼 살펴서 간추리면 어울릴 만한가를 알려준다. 쉽고 부드러우면서 재미있게 엮는다. 글맛하고 그림맛이 어우러진다. 다만 어린이가 읽기에 안 어울리는 옮김말은 아쉽다. 어린이책을 선보이는 어른은 ‘아이한테 물려줄 말맛’을 더 생각하고 다시 살피고 거듭 헤아려 끝없이 손질하고 풀어내고 가다듬기를 바란다. 말이란 늘 씨앗이니까.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