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내 조끼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24
나까에 요시오 글, 우에노 노리코 그림,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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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9.1.

그림책시렁 719


《그건 내 조끼야》

 나카에 요시오

 박상희 옮김

 비룡소

 2000.2.25.



  살아오며 여러 곳에서 ‘잘나가는’ 분을 이따금 만났습니다. 이분들은 저더러 “그대는 글을 참 거침없이 쓰네?” 하고 말합니다. 저는 되묻습니다. “전 여태 거침없이 쓴 적이 없어요. 해야 할 말은 하고, 안 할 말은 안 할 뿐입니다. 그대 스스로 할 말을 안 하며 살았다면 저 같은 사람이 거침없이 말한다고 느끼겠지요.” 그분들은 “거 봐. 이렇게 거침없이 말하잖아?” 하고, 저는 “그래서, 거침없이 말하는 제가 부러운가요? 할 말을 안 하고 살면서 즐거우셔요? 고작 그 잘난 자리를 지키려고 입다물고 사니까 기쁘셔요?” 하고 되물어요. 이쯤에서 이야기는 끊어지고 그분들을 다시 만나지 않습니다. 《그건 내 조끼야》를 읽은 지 스무 해가 지납니다. 어쩐지 내내 거북한 그림책이었지만, 새앙쥐 마음씨를 새록새록 되새기도록 북돋운다고 느낍니다. 이른바 힘·돈·이름에 밀리고 눌리는 새앙쥐이지만, 새앙쥐는 스스로 즐겁게 살아갈 길을 스스로 생각해서 나아가요. 힘·돈·이름이 있는 이들은 마구잡이로 굴지요. 그들은 마구잡이로 살며 무엇을 누릴까요? ‘24등을 3등으로 속인’ 그들도, ‘24등 아닌 3등인 척하며 거짓말을 일삼은’ 그들도, 늘 힘·돈·이름을 거머쥔 채 잘난질일 텐데, 그들은 참말로 즐거운 오늘일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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