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27.


《라키비움 J Pink》

 편집부 엮음, 제이포럼, 2021.7.26.



오늘도 골짜기에 온다. 물이 어제보다 조금 줄어 놀기에 한결 좋다. 억수로 쏟아지는 물이 흐르던 어제는 어디에서나 몸이 쓸려가면서 재미났다. 오늘은 넉넉히 흐르는 물이 맑게 빛난다. 억수로 쏟아질 적에는 모래에 자갈까지 휩쓸리면서 따갑기도 하고, 그저 넉넉히 흐르를 적에는 모래나 자갈이 구르지 않으니 부드럽다. 우리 곁에서 노는 나비떼를 보고, 우렁찬 물살 소리에 잠기는 멧새 노래를 나란히 듣는다. 그러고 보니 이제 쉼철(휴가철)이 끝났을 테니 바다에도 갈 만하겠구나. 시골사람이 시골 숲과 바다를 되찾는 팔월 끝자락이네. 《라키비움 J Pink》는 그림책만 다룬다. 모두 무지갯빛으로 담는다. 꾸밈결(디자인)에 마음을 많이 쓰는구나 싶은 만큼 줄거리(내용)에는 마음이 덜 가는구나 싶다. 어느 분 글 끝자락에 얼핏 나오듯 ‘딸(순이)’만 바라보는 눈길이 짙어 ‘아들(돌이)’이 할 몫이나 생각할 씨앗은 찾아보기 어렵다. 1990년 무렵까지는 ‘교훈’에 갇히다가 2000년 무렵부터는 ‘교육’에 갇힌 그림책이 요즈막에는 ‘울타리’에 갇힌다고 느낀다. 예나 이제나 ‘날개’랑 ‘씨앗’은 좀처럼 안 보인다. 익살도 어깨동무(성평등)도 좋으나, 울타리 말고 ‘숲’을 보면서 그림책을 품으려 한다면 모두 사뭇 다르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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