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8.29. 오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우리말꽃을 쓰고 엮고 짓는 길이란 ‘고니발질’이라 할까 하다가 ‘오리발질’이 어울리겠다고 느낍니다. 낱말책은 고니(백조)가 되려는 책이 아니라 징검다리를 놓는 책입니다. 낱말을 알맞게 가누어 찬찬히 밝히려고 물밑에서 오리발질을 끝없이 하면서 물살을 가르고 헤엄을 치는 길이 말꽃짓기입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살아가는 터전에서 어떤 낱말로 이녁 생각을 담아내어 말을 하고 글을 써서 이야기하도록 북돋우거나 돕거나 이바지할 적에 즐겁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가를 쉽게 밝혀내어 들려주는 책”이기에 낱말책입니다. 앞에 나서지 않기에 낱말책이요, 다른 모든 책을 돋보이도록 앞세우고 뒤에 가만히 깃들기에 낱말책입니다.
누가 말을 하면 ‘그 사람이 한 말’이 아닌 ‘그 사람이 말을 골라내어 편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누가 글을 쓰면 ‘그 사람이 쓴 낱말’이 아닌 ‘그 사람이 낱말을 골라내어 엮은 줄거리’를 들여다봅니다.
낱말책은 늘 스스로 뒷전에 서려 하기에 낱말책을 눈여겨보는 사람은 드물는지 모릅니다. 더구나 갈수록 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스스로 뒷전에 서는 이 낱말책을 제대로 읽고 삭여서 ‘우리 스스로 나타내려는 이야기와 줄거리를 가장 즐겁고 아름다우며 사랑스러운데다가 쉽게 풀어낼 길이 될 낱말’을 새롭게 배우고 알뜰히 익히겠노라 생각하는 이웃도 늘어날 만하다고 봅니다.
아무 낱말이나 그냥 쓰는 사람은 종(노예)이 됩니다. 스스로 못 서요. 조선이란 나라가 한글(훈민정음)을 지었어도 한글을 멀리하고 중국 한문을 쓴 글바치가 수두룩합니다. 거의 몽땅 중국 한문만 섬겼어요. 일본이 총칼로 이 나라로 쳐들어온 다음에는 일본글을 쓴 글바치가 숱하지요. 웬만한 사람들은 일본글을 배웠어요. 글바치뿐 아니라 벼슬꾼(공무원)도 그저 일본글을 배울 뿐, 우리글(한글)을 제대로 익혀서 우리말(한말)을 슬기롭게 쓰겠노라 마음먹은 이는 드뭅니다.
일본이 물러난 뒤에는 영어를 붙잡은 사람이 많지요. 중국 한문·일본글·영어, 이렇게 세 가지를 붙잡기에 나쁠 일은 없어요. 그저 이 세 가지를 붙잡는 마음은 ‘스스로 종살이(노예생활)로 빠져드는 굴레’일 뿐입니다. 어린이·시골사람·어버이는 중국 한문·일본글·영어, 이 세 가지를 쓸 일이 없다시피 합니다. 누가 중국 한문·일본글·영어, 이 세 가지를 예부터 오늘날까지 붙잡고서 무엇을 하는가 살펴보아야 합니다. 왼날개에 서든 오른날개에 서든, 말을 말답게 다스리려는 마음이 없다면 어린이·시골사람·어버이를 깔보거나 짓밟거나 들볶는 바보짓으로 나아가기 마련입니다. 어린이를 사랑하고 숲(시골)을 사랑하며 어버이로서 슬기롭고 아름다우며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면, 말을 말답게 다스리는 마음으로 거듭날 노릇입니다. ‘우리말 바로쓰기’나 ‘우리말 살려쓰기’조차 아닙니다. ‘쉬운 말이 평화’요 ‘쉬운 말이 사랑’이며 ‘쉬운 말이 삶·살림’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