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8.27.

오늘말. 틀리다


풀지 못하면 끝나지 않습니다. 풀어도 그치지 않아요. 덜된 채 지나가기에 다시 찾아오고, 엉성한 짐이 하나둘 쌓이다 보니 자빠지거나 주저앉습니다. 풀려고 애쓰지 않고, 풀어가는 길을 즐기기에 머나먼길을 노래하면서 갑니다. 풀든 풀지 않든 바라보지 않으면서 오늘 이곳을 가볍게 통통 뛰면서 나아가면 쓰러질 일도 미끄러질 까닭도 없어요. 맞추려고 애쓰기에 빗나가지 싶어요. 꼭 맞춰야 한다고 안달을 하기에 빗맞거나 스치지 싶습니다. 어디 쏴 볼까 하고 생각하면서 마음에 즐거이 흐르는 빛살을 뿌리기에 화살이 곧게 뻗으면서 먼 곳까지 곱게 닿습니다. 잘 안 되기에 씁쓸한가요? 잘 되기에 신나는가요? 안 되고 잘 되고는 어떤 틀로 가르나요? 첫내기여도 잘 하는 사람이 있고, 오랜내기여도 틀리는 사람이 있어요. 햇내기라지만 가볍게 해내고 익숙하다지만 그만 무너지기도 해요. 엉키거나 엎어질 적뿐 아니라, 피어나거나 자라는 길도 하나라고 느낍니다. 좀더 즐거이, 아니 늘 즐거이, 스스로 사랑스레 웃는다면 꼬이거나 조각나지 않아요. 아직 즐거움이 없고 사랑마저 잊기에 망치거나 끝장나다 못해 자꾸 그르치고 헛발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빗나가다·빗맞다·스치다·미끄러지다·지다·쓰러지다·뻗다·자빠지다·주저앉다·털썩·넘어지다·고꾸라지다·내빼다·달아나다·엎어지다·쓰다·쓴맛·씁쓸하다·끝장·끝·못하다·못나다·안되다·어긋나다·엇나가다·엉키다·엎어지다·잘못되다·잡치다·못하다·안 맞다·틀리다·그르치다·헛발·놓치다·떨어지다·꼬이다·무너지다·허물어지다·나뒹굴다·조각나다·깨지다·토막나다·망치다·동강나다 ← 실패


끝나지 않다·그치지 않다·풀지 못하다·처음·낯설다·좀더·덜·덜되다·채·먼길·머나먼길·멀디먼길·멀다·멀디멀다·머나멀다·모르다·미처·아직·안되다·어리숙하다·엉성하다·섣부르다·설다·설익다·새내기·첫내기·어리보기·햇병아리·풋내기·햇내기 ← 미완, 미완성, 미완숙, 미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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