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그대에게 14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김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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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8.27.

함께 있는 곳



《불멸의 그대에게 14》

 오이마 요시토키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3.31.



  《불멸의 그대에게 14》(오이마 요시토키/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은 새길에 접어든 판을 보여줍니다. 앞서까지는 서로 죽이느냐 죽느냐 하는 싸움판이라면, 이제는 속깊이 섞여 들어간 숨결을 어떻게 찾아내느냐 하나가 불거지고, ‘누가 왜 어떻게 나쁘거나 좋은가’ 하는 갈림길 둘이 불거집니다.


  열넉걸음에 이르는 동안 꾸준히 다룬 줄거리 하나는 ‘노커는 왜 어떻게 나쁜가’입니다. ‘나쁘니까 죽여서 없애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온누리가 아늑하거나 아름답자면 ‘나쁜 씨앗을 없애’면 될까요?


  그렇다면 ‘노커가 아닌 사람’은 나쁜짓을 안 하면서 착하고 참답게 살아가는 나날인지 돌아보고 물어볼 노릇입니다. ‘장사’하고 ‘돈장난’은 다릅니다. ‘돈벌기’하고 ‘거머쥐기’도 달라요. 돈뿐 아니라 땅도, 이름도, 힘도 모두 매한가지예요. 혼자 쥐려고 하는 숱한 사람이요 나라요 벼슬입니다. ‘사람을 괴롭히는 노커’보다는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이 정작 더 많은 판이지 싶어요.


  아주 마땅하지만, 이 별에서 파리나 모기를 싹 없애면 사람도 풀꽃나무도 몽땅 죽을 수 있습니다. 어느 한 가지도 섣불리 건드려서는 안 돼요. 풀꽃 하나도 마찬가지요, 풀벌레 하나도 매한가지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람은 ‘뭐 하나 없으면 어떤가?’ 하는 마음으로 여태 삽질을 했고, 총칼을 마련해서 싸움판을 꾀했습니다.


  잘 보셔요. 나라에서는 ‘대학교 학비를 돕겠다’고 내세우는데, 이 말은 ‘대학교를 안 가면 사람이 아니다’란 뜻이 됩니다. 조용히 집안일을 하는 사람은, 조용히 논밭을 짓는 사람은, 조용히 삶을 가꾸는 사람은 ‘대학교 가는 틈’에 안 끼거든요. 함께 있는 곳을 제대로 보아야 합니다. 함께 걷는 길이 어디인가 느껴야 합니다.


ㅅㄴㄹ


“너희 엄마는 네게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네가 소중했던 게 아닐까?” “말도 안 돼. 소중했으면 거짓말 따위 안 했지.” (23쪽)


“난 이 모습으로 할 일이 있어. 단지 그것뿐이야. 만약 그게 노커라면 놈들도 나름대로 진화를 했다는 뜻. 우리에게 들키지 않고서, 그리고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또 있을 거야. 찾아내면 뭔가 알 수 있어.” (82쪽)


“마치가 어른이 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는데. ‘왜 날 죽인 놈들과 친하게 구는 거야?’ 하고.” (124쪽)


“수백 년의 시간 속에서 노커들은 인간을 모조리 죽여버릴 수도 있었을 터.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 “다시 말해?” “노커는 공존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세계는 평화로워졌지. 우리는 진 것이다.” (160쪽)


“그릇이 바뀌면 마음도 바뀐다. 자연스러운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야.” (162쪽)


“맞아, 사랑은 행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모든 현상이야!” (172쪽)


“분명 불사 씨가 그 말한테 사랑을 가지게 될 때, 이름을 지어 줄 수 있을 거야.” (173쪽)


#大今良時 #不滅のあなたへ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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