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8.25.

오늘말. 거룩얘기


흙이 있어 풀이 자라고 꽃이 피며 나무가 우거집니다. 풀꽃나무는 흙을 단단히 붙잡으면서 비바람을 너끈히 받아들이고, 사람은 이곳에 집을 짓고 삶이라는 뿌리를 내립니다. 흙은 밑동입니다. 흙으로 이룬 땅을 다져서 삶을 가꾸는 터전을 폅니다. 울타리를 쌓기보다 밭을 돌보고, 담벼락을 높이기보다 싹을 틔울 마당을 건사합니다. 하나씩 가꾸기에 차근차근 피어납니다. 찬찬히 돌보기에 차곡차곡 이룹니다. 우리는 흙지기로 살 적에 어깨동무를 해요. 삶터를 부드러이 어루만지는 사이라면 싸움연모(전쟁무기)나 싸울아비(군인)가 있을 까닭이 없어요. 우리 첫걸음은 싸움짓을 녹여내는 살림짓기로 가야지 싶습니다. 조금씩 가기로 해요. 가만가만 첫발을 디디기로 해요. 이 자리가 아름누리로 가는 첫터가 되도록 살피기로 해요. 우리한테 총칼이 있어야 저쪽에서 못 넘본다는 믿음이 거짓인 줄 깨닫기를 바라요. 높다란 거룩얘기가 아닌, 비구름이 흐르는 하늘얘기를 나눠 봐요. 스스로 짓고픈 꿈얘기를 펴고, 아이들이 날마다 놀랍게 펴는 말꽃을 흐드러지게 나눠요. 아이처럼 가볍게 걷고 뛰고 말하는 자리에서 비로소 사랑싹이며 살림싹이 돋습니다.


ㅅㄴㄹ


흙·땅·터·터전·판·마당·자리·곳·밭·발판·밑·밑동·밑돌·싹·바탕·뿌리·받침 ← 토양(土壤)


밑다짐·밑닦기·바탕다짐·바탕닦기·밑·밑길·바탕·바탕길·밑을 다지다·밑을 닦다·바탕을 다지다·바탕을 닦다·하나씩·하나하나·찬찬히·차근차근·차곡차곡·천천히·가볍다·부드럽다·보드랍다·조금씩·가만가만·첫걸음·첫발·첫배움·첫차림·첫터 ← 기초과정, 기초학습, 기초훈련, 기본과정, 기본학습, 기본훈련


믿음·생각·여기다·받아들이다·틀·얼개·담·담벼락·울·울타리·덮개·얼굴·허울·하늘얘기·거룩얘기·꿈얘기·얘기·이야기·놀랍다·대단하다·엄청나다·어마어마하다 ← 신화(神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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