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21.


《낮 12시, 책방 문을 엽니다》

 박용희 글, 꿈꾸는인생, 2020.5.1.



비가 시원스레 넉넉히 내린다. 얼추 한 달 만이다. 지난 한 달 사이 다른 고장은 비가 꽤 왔는지 모르나, 고흥에서도 도화면 언저리는 비가 거의 안 오다시피 했다. 비를 뿌리지 않고 구름만 잔뜩 끼다가 지나간 하늘을 보며 “비는 왜 안 오니?” 하고 물어본다. “네가 스스로 생각하렴.” 구름은 그저 웃는다. 바람도 가만히 노래한다. 스스로 찾아내지 않는다면, 스스로 헤아리지 않는다면, 어느 하나도 스스로 모르는 셈이라고 귀띔한다. 그제 부천에 닿아서 장만한 《낮 12시, 책방 문을 엽니다》를 기차랑 버스에서 조금씩 읽었다. 책집을 마을 한켠에 열기까지 책집지기님이 마주한 삶과 하루가 찬찬히 흐른다. 남한테 읽히려는 뜻으로 글을 남기고 책을 묶을는지 모르나, 글님이라면 누구보다 스스로 되새기려고 글을 적어서 책을 엮는다고 느낀다. 이다음으로는 사랑하는 아이들하고 곁님한테 건네려고 글하고 책을 그리겠지. 지난날에는 글도 종이도 붓도 없었기에 모두 온몸으로 이야기하고 말 한 마디로 마음에 새겼다. 이제 누구나 글도 쓰고 책도 읽는 나날인데,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남기려 하고,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면서 오늘을 지을까. 함박비는 온몸을 맡겨 맞아도 즐겁고, 빗소리로도 상큼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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