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20.
《구름이는》
이토우 히로시 글·그림/이소라 옮김, 그린북, 2003.2.25.
아침에 일어나서 짐꾸러미를 추스르고서 기차를 타고서 전주 마을책집 〈잘 익은 언어들〉로 찾아간다. 서울을 벗어나니 구름을 본다. 서울에서는 너무 시끄럽고 부릉부릉 넘치기에 구름을 볼 틈이 없다. 길을 가다가 가만히 구름을 바라보다가는 사람물결에 치이기도 하지만, 길에서 걸림돌이 될 테지. 서울을 구름을 잊고 꺼린다. 서울은 비바람도 잊고 밀친다. 서울은 별하고 해하고 들꽃도 잊고 밟는다. 모두 잊고 등지는 서울이지만, 책이 가장 많이 나오고 읽히고 팔리고, 책집도 가장 많다. 새터에서 여는 마을책집은 새롭게 빛나리라. 전주 기차나루로 가려는 길에 〈책방 놀지〉를 만난다. 아니, 마을책집은 이팝나무 곁에서 어느덧 네 해째 살림을 이었단다. 책집 나무 곁에서 잎내음을 맡고서 다시 두 다리와 어깨에 기운을 끌어올린다. 《구름이는》이 우리말로 나온 지 얼추 스무 해 즈음인데, 아직 사랑받으려나? 지난날에는 구름 그림책이 굳이 없어도 되었다. 어른도 어린이도 늘 구름을 바라보면서 노래하고 놀고 일하고 얘기하며 살았다. 이제 구름을 잊거나 잃거나 놓치기에 새삼스레 구름 그림책이 대수롭다. 구름을 품을 줄 안다면, 스스로 홀가분하리라. 구름을 마주하는 눈빛이라면, 스스로 하루를 노래하리라.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