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19.
《세계의 책축제》
이상 글, 가갸날, 2019.11.25.
아침에 역곡에서 전철을 탄다. 신길에서 갈아타고 김포공항에서 내린다. 김포 안골로 들어서는 전철로 갈아탄다. 서울로 갈 적에는 북적이고, 서울에서 벗어날 즈음에는 한갓지다. 김포에 새로 들어선 잿빛집 곁에서 푸르게 이야기를 펴는 마을책집 〈책방 노랑〉에 찾아든다. 마을에서 책을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서, 서울 불광동 〈불광문고〉로 찾아간다. 다시 전철을 타고 독립문 곁에서 내려, 영천시장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에 깃든다. 다리를 톡톡 두들기면서 쉰다. 저녁으로 다가서는 빛살을 품는다. 다릿심을 북돋아 버스를 타고, 신촌 〈숨어있는 책〉으로 간다. 혼자 바깥을 도는 길에 《세계의 책축제》를 읽었다. 이웃나라 책잔치를 돌아보면서 파주 책잔치를 꾀한 분은 책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어떤 책을 그러모으는 책잔치일 적에 아름답다고 여길까? 우리나라 책잔치는 아직 ‘잔치’가 아니다. 마을 이야기도, 살림 이야기도, 숲과 어린이 이야기도 없다시피 하니까. 더 많이 끌어모아도 안 나쁘지만, 다 다른 빛이 저마다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르게 빛나기에 아름다운 책이라면, 책잔치나 책마을도 한결 조그마하면서 조촐하게 엮는 길을 헤아린다면 비로소 잔치가 될 테지. 이웃나라 큰덩치보다 우리 마당 작은 들꽃을 바라보기를.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