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8.23.

오늘말. 열린밥터


고을마다 고을빛이 흐릅니다. 터를 섬길 줄 아는 이라면 섣불리 풀밭이나 도랑을 잿빛으로 덮지 않아요. 고장마다 새로운 고장빛을 헤아리려는 마음이 없기에 자꾸 뒷길로 삽질을 하고 잿빛집을 세우려 합니다. 우리가 살아갈 자리에는 무엇이 있을 적에 빛날까요? 우리 마당에 무엇을 놓아야 아름다울까요? 즐겁게 일하는 터전이라면 넉넉히 가꾸거나 짓는 숨빛이 모여 몰래질도 감춤질도 걷어치우는 듬직하고 상냥한 손길로 나아가리라 봅니다. 따로 뭘 더 해야 하지 않습니다. 풀꽃나무를 쓰다듬고 바람을 마시고 구름을 맞아들이면 됩니다. 이 땅은 우리가 즐겁게 놀고 일하면서 오순도순 어우러질 적에 하늘빛으로 올라요. 서로 믿으며 뒤주간을 엽니다. 서로 높이며 열린밥터를 꾸립니다. 혼자 몰래쓴다면 재미없을 뿐 아니라 뒤가 구리기 마련이에요. 오래 뜸을 들이지 말아요. 이제는 노래판과 나눔판과 춤판으로 만나기로 해요. 궂은 몸짓은 막고, 궂긴 소리는 다물도록 하고, 구순하게 이야기가 피어나는 마을이 되도록 어느 곳이든 차근차근 닦기로 해요. 마음을 내기에 열린터로 갑니다. 생각을 펴기에 눈빛을 틔웁니다. 사랑을 기울이기에 보금자리입니다.


ㅅㄴㄹ


고을·고장·마을·곳·데·땅·뜸·마당·터·터전·판·자리 ← 지역, 지역적, 지방(地方)


짓다·닦다·내다·세우다·올리다·하다·삽질·일·일거리·일감·일하다 ← 공사(工事)


가리다·덮다·덮어씌우다·가로막다·막다·감추다·숨기다·다물다·입닫다·입다물다·감춤질·감춤쟁이·뒤·뒷길·뒷구멍·몰래·몰래쓰다·몰래질·몰래짓 ← 비공개


믿다·받들다·섬기다·높이다·빛·길·숨빛·빛살 ← 신앙


밥칸·밥터·뒤주간·열린밥칸·열린밥터·열린뒤주 ← 푸드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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