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44 마을책집



  마을에 있어 마을책집입니다. 마을을 사랑하니 마을책집입니다. 이 마을에서 살림하는 사람하고 저 마을에서 나들이하는 사람이 손님인 마을책집입니다. 마을이 마을답도록 즐거우면서 슬기롭게 생각을 짓도록 북돋우는 이야기터인 마을책집입니다. 마을에서 누구나 느긋이 숲바람을 마시면서 마음을 달랠 만하도록 자리를 내주는 쉼터인 마을책집입니다. 마을책집이라면 커다란 또래책집(체인점)하고 다르게 나아갈 만합니다. 이를테면 “우리 마을책집에는 배움책(교과서·학습지·참고서)을 안 들입니다. 잘난책(베스트셀러)을 안 놓습니다. 배움책하고 잘난책은 교보·영풍이나 누리책집(인터넷서점)에서 알아보셔요” 하고 물릴 만해요. “마을책집에서는 마을을 사랑하는 책을 누려 보셔요” 하고 이끌 만하고요. 누구보다 마을책집 지기부터 이름값 아닌 속사랑으로 책을 읽고 새기기를 바랍니다. 다 다른 마을이기에 다 다른 눈빛으로 다 다른 손길을 뻗어 다 다른 보금자리를 지을 적에 즐겁고 아름답습니다. 빨리 많이 팔아야 하지 않습니다. 즐겁고 아름다우며 사랑스레 팔면 됩니다. 마을책집으로 걸음하는 책손은 스스로 오늘을 즐겁고 아름다우며 사랑스레 가꾸는 길동무를 만나자고 생각할 테니까요. 마실하는 마을책집인걸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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