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18.


《에밀, 위대한 문어》

 토미 웅거러 글·그림/김영진 옮김, 비룡소, 2021.3.19.



두이레 앞서 조촐히 펴기로 한 책수다 자리가 사라졌다. 책수다 자리는 그림책 지음이님하고 둘이 함께 펴기로 했는데, 아무 말 없이 사라졌다. 두 사람 모두 여러모로 그날에 맞추어 이야깃감을 챙겼는데 뜬구름이 되었다. 사노라면 온갖 일이 있기 마련이라 그러려니 하면서 부천마실을 그렸고, 오늘 새벽 일찌감치 길을 나선다. 언제나 늦잠이던 두 사람이 일어나서 배웅한다. 늘 일찍 일어나는 작은아이까지 세 사람 배웅빛을 받으니 새롭다. 고흥서 인천 마을책집 〈문학소매점〉까지 여덟 시간 길을 달렸다. 이윽고 부천 〈용서점〉으로 전철을 탔다. 고흥에서 서울을 가려 해도 길에서만 일곱 시간을 보낸다. 지난달에 《에밀, 위대한 문어》를 장만했으나 아이들이 영 시큰둥하다. 얄궂은 옮김말을 모두 고쳐 놓았어도 “문어가 바다에서 보내는 이야기가 없어요” 하면서 심심하단다. 아이들 말마따나 문어한테서 바다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문어가 사람살이로 스며들어서 사람처럼 지내는 줄거리를 담아내는 짜임새이지. 사람처럼 굴 줄 알기에 ‘대단한(위대한)’ 문어일까? 바다를 알고, 바다를 사랑하고, 바다를 돌보고, 바다를 누릴 줄 알기에 ‘즐겁고 아름다운’ 문어이지 않을까? 문어를 문어 그대로 그리는 손길은 어디 있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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