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17.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어슐러 K.르 귄 글/이수현 옮김, 황금가지, 2021.1.29.



바지런히 집을 짓는 거미를 본다. “곧 사다리를 움직여 무화과나무 곁에 둘 생각인데, 며칠 기다려 줄까?” 거미가 움찔하는 듯하지만 이내 집을 마저 짓는다. 이튿날에도 다음날에도 집을 짓는다. 이러다가 빈 거미줄이 후줄근하게 바람에 날린다. 새가 거미를 낚았을까? 빈 거미줄이 바람에 날린 지 이틀 뒤 거미가 다시 나타나서 집을 손질한다. “어라? 너 어디 다녀왔니?” 이제는 풀벌레 노래가 그윽하다. 우리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개구리가 제법 많은데 개구리가 노래하는 소리는 좀처럼 못 듣는다. 철은 바야흐로 훅훅 넘어간다.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를 읽고서 곁님하고 큰아이한테 건네 보았으나 둘 다 “재미없어! 뭔 소리인지 모르겠어!” 하면서 물렸다. 옮김말부터 영 아리송했고, 글님이 다른 책에 붙인 머리글은 우리 삶하고 많이 먼 이야기 같기도 했다. 뜻깊은 책인 줄 알겠지만 무척 아쉽다. 글님은 ‘야히겨레 이쉬’ 삶자취를 갈무리한 이녁 어버이가 남긴 책을 읽지 않았을까? 《어스시의 마법사》하고 글결이 너무 다른 《찾을 수 있다면 ……》인데, 《마지막 인디언》이나 《북미 최후의 석기인 이쉬》를 떠올릴수록 어슐러 르 귄 님 글자락이 더더욱 아쉽다. 《마지막 인디언》을 다시 읽어야겠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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