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42 글감



  글감은 없을 수 없습니다. 우리 삶이 모두 글감이에요. 글감을 못 찾을 수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 글감이면서, 우리를 둘러싼 모든 삶터가 글감입니다. “글감이 없다”고 말하는 이웃님이 있다면 모조리 거짓말이라고 느낍니다. 글감은 늘 우리 곁을 맴돌고 떠돌면서 기다리고 지켜봅니다. 글감은 언제나 우리가 언제 알아채고 잡아채어 글이란 모습으로 옮겨 주려나 하고 기다리고 또또또 기다립니다. 이웃님이 “글감을 못 찾겠다”고 말한다면, “글을 쓰기 싫다”는 핑계를 대는 셈이지 싶습니다. 글감은 참말 우리 스스로요, 우리 삶터인걸요. 남 얘기를 안 써도 돼요. 우리 얘기를 씁니다. 남들이 사는 모습을 구경하지 않아도 좋아요. 우리가 가꾸고 짓고 누리고 나누는 삶을 낱낱이 바라보면서 고스란히 쓰면 좋아요. 둘레에 있는 사람을 아끼는 마음이 되면서 우리 스스로 아끼면 되지요. 우리는 우리 하루를 글로 옮겨서 이야기를 짓습니다. 보금자리를 둘러싼 터전을 돌보는 손길이 되면서 우리 스스로 사랑하면 됩니다. 우리는 우리 오늘을 글로 엮어서 줄거리를 짭니다. 잘 보이려고 꾸밀 까닭이 없습니다. 멋스러이 매만질 까닭도 없습니다. 보람(상)을 받으려고 쓸 글이 아닌, 우리가 스스로 사랑하는 길을 가기에 쓰는 글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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