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12.
《삶의 기술 3 : 플라스틱 프리》
크리킨디센터 엮음, 교육공동체벗, 2018.8.13.
나나 곁님이 어릴 적에 쓴 벼루하고 붓이 우리 책숲 어디에 있긴 하지만 찾아내기가 수월찮다. 새로 사자고 생각하며 미루다가 먹물부터 장만했다. 세 가지 먹물을 장만했더니 작은아이가 얼른 하나를 골라서 졸졸 따르고 붓놀림을 선보인다. 먹물로 그림을 그리니 “먹물을 쏘는 오징어랑 문어”를 잔뜩 그리신다. 1994년에 장만한 ‘잠뱅이’ 청바지가 낡고 해져서 밑쪽을 잘라 엉덩이하고 샅 쪽을 도톰히 대어 반바지로 바꾸었고, 이제 허벅지 쪽이 닳아 죽 찢어지기에 반바지 밑쪽을 또 잘라서 찢어진 허벅지 자리에 대고 기워 깡동반바지가 된다. 더 닳고 해지면 못 입고 새 바지를 장만해야 할는지 모르는데, 기움질을 마치고 빨아서 널었더니 풀개구리가 슬쩍 들어앉아서 쉬네. 새벽하고 아침을 이어 낮까지 그대로 있기에 “얘, 너 한낮까지 여기 있으면 네 몸이 마를 텐데?” 하고 핀잔하면서 그늘로 옮겨 준다. 《삶의 기술 3 : 플라스틱 프리》는 뜻있게 나온 책이라고 느끼기는 하지만, 플라스틱 속내까지 파고들지는 않더라. 시골 이야기를 한 꼭지 넣지만 시골에서 허벌나게 쓰고 버리는 비닐·플라스틱 얘기가 빠졌다. 무엇보다 글이 너무 어렵다. 어린이도 푸름이도 못 읽을 만한 이런 얄궂은 글이란 ‘플라스틱’스럽구나 싶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