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11.
《친구에게》
이해인 글·이규태 그림, 친구에게, 샘터, 2020.6.25.
아이들 신을 장만하러 마실을 간다. 엊저녁에 읍내에서 사려 했다가 시골버스를 놓치고, 오늘도 아침 시골버스를 놓친다. 뭐, 그럼 옆마을로 걸어가자. 작은아이하고 들길을 걷는다. 제비 여덟이 전깃줄에 나란히 앉았다. 문득 서서 한참 올려다본다. 넷이 푸득 날아 구름을 꿰뚫듯이 올라간다. 읍내를 거쳐 순천으로 간다. 큰아이 신까지 사고서 구례 헌책집 〈섬진강책사랑방〉으로 기차를 타고 간다. 시골에서 살며 시골 얘기를 다룬 책을 고르는데, ‘구례 문화원’에 팔아야 한다고 살 수 없는 책이 있다. 섭섭하지만 어쩔 길이 없다. 구례 문화원으로 갈 그 책은 아마 열 몇 해 뒤에 헌책집에 다시 나오겠지. 그런 일을 숱하게 치르고 보았다. 길디긴 마실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오는 시외버스에서 작은아이가 잠든다. 어깨를 내주고서 오늘 장만한 책 가운데 《안데르센》(루머 고든 글)을 눈물을 지으며 읽는다. 집에 닿아 이래저래 짐을 끌르고 자리에 모로 누워서 《친구에게》를 읽었다. 그림을 곁들여 한결 나을는지 모르나, 그림이 없다면, 또는 어린이 그림을 담는다면 외려 좋았겠다고 본다. 동무란 누구일까? 우리는 누구를 동무로 삼고, 둘레에서는 우리를 어떤 동무로 받아들일까? 마음이 하나된다면 나이를 넘어 모두 동무가 된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