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10.


《해녀리나》

 Nika Tchaikovskaya 글·그림, Tchaikovsky Family Books, 2019.5.16.



마실을 가려고 보니 작은아이가 신을 꿰느라 낑낑댄다. 왜 낑낑대나 알쏭했는데, 발이 잘 안 들어간다고 한다. “얘야, 발이 안 들어간다기보다 이제 발이 자라서 신이 작다는 뜻이야.” “엥? 그런가?” “너희는 늘 쑥쑥 자라잖니. 여태 발이 자라서 신을 새로 장만했어.” 작은아이 발이 부쩍 자라고 키도 죽죽 오른다. 밤에 아이들 부채질을 해주고 이불깃을 여밀 적마다 보면 참 길고 곧게 잘 자라는구나 싶은데, 어느새 신이 작구나. 신이 작다 싶으면 말하라고 늘 얘기하지만, 아이들로서는 늘 잊네 싶다. 우리 어머니는 “어머니, 신이 이제 작아요.” 하면 “조금만 더 신으면 안 될까? 다음에 사자.” 하면서 이레를 미루고 달포를 미루곤 하셨다. 그야말로 발가락이 굽고 신이 터질 즈음이 되어서야 새신을 장만해 주셨다. 살림이 팍팍했다. 《해녀리나》는 바다잡이로 일한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다를 앞마당으로 삼아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발레리나’ 같대서 ‘해녀리나’란 이름을 붙였다는데, “바다춤”이나 “바다노래”처럼 이 땅에서 살림을 지은 수수한 숨결을 수수한 말로 그리려 해본다면 사뭇 줄거리도 이야기도 그림결도 달랐으리라 본다. 이튿날 작은아이 새신을 사러 가기로 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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