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 2021.8.14.
그림책시렁 685
《富士山大ばくはつ》
かこさとし
小峰書店
1999.6.20.
작은아이가 좋아하는 길은 아버지인 제가 좋아하는 길하고 맞닿거나 맞물릴는지 모릅니다. 우리 언니나 아이들 할아버지 할머니가 좋아하는 길하고도 잇거나 얽힐는지 모르고요. 저 혼자서 읽을 셈이라면 도무지 안 들추거나 안 읽을 그림책을 작은아이 눈빛을 헤아려 장만하곤 합니다. 《富士山大ばくはつ》는 작은아이가 꽤 좋아해서 자주 들추는 그림책입니다. “불이 쏟는 멧자락이 그리도 마음에 드니?” 작은아이는 그저 웃습니다. 함께 들추다가, 조용히 혼자 되읽다가, 불메·불갓이 이 땅에 얼마나 있었나 하고 어림합니다. 백두하고 한라만 불메였을까요? 사이사이 불을 뿜는 갓이 없었을까요? 불을 뿜어 둘레를 이글이글 녹이지만, 녹은 자리에서 새롭게 풀꽃이 자라고 나무가 커요. 온갖 숲짐승하고 풀벌레하고 벌나비가 새삼스레 찾아듭니다. 푸른별을 포근하게 감싸는 해님이란 ‘불별’이라 할 만합니다. 붉게 타오르면서 푸른별이 그야말로 푸르게 흐드러지도록 북돋아요. 문득 보자면 ‘불’이기에 ‘북돋울’ 만하겠군요. 불처럼 밝고, 밝으니 환하고, 환하게 맑으며, 맑기에 마음에 씨앗을 심어서 푸르게 자라도록 돌봅니다. 이웃나라에서는 후지를 꼭두로 삼아 마을과 터전을 푸르게 헤아리는 길동무로 삼습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