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8.4.


《꼬마 물 요정》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글·위니 게일러 그림/박민수 옮김, 비룡소, 2002.4.27.



저녁바람을 쐬면서 저녁자전거를 달린다. 슬슬 밤이 늘어나고 낮이 줄어든다. 아직 느릿느릿이지만 머잖아 제법 빠르게 밤이 늘고 낮이 줄 테지. 저녁별을 올려다본다. 맨눈으로 언제나 별바라기를 하는 집이란 어른하고 아이 모두한테 얼마나 기쁜 빛인가. 불빛이 아닌 별빛이기에 차분하다. 햇빛을 지나 별빛이기에 느긋하다. 이 별빛이 품는 밤빛이요 새벽빛이니 고요하다. 이 별빛에 따라 맺는 이슬빛이니 풀꽃나무가 싱그럽다. 《꼬마 물 요정》를 한달음에 읽고서 아이들한테 넘겼다. 살짝 아쉽지만 꽤 잘 그렸구나 싶다. 물님 이야기를 조금 더 그리면 한결 나았을 텐데, 꼬마 물님이 엄마 물님하고 아빠 물님하고 놀거나 살림을 누리는 이야기를 좀 곁들이면 훨씬 나았을 텐데, 그래도 이럭저럭 알뜰하다. 요새는 붓잡이가 으레 서울 둘레에서 사느라 이런 글을 못 써내지 싶다. 예전에는 서울내기라 해도 냇물에 발 담그고 멧골을 오르내리고 들내음을 머금은 사람이 많아서, 얼마든지 물님에 바람님에 별님에 바다님 이야기를 썼다면, 앞으로는 사람 곁에 있는 숱한 님을 마음빛으로 마주하면서 그릴 줄 아는 붓잡이가 한 줌조차 안 될 수 있겠지. 우리가 마음을 뜰 수 있다면 별빛이 흐르는 노래를 얼마든지 듣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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