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8.9.
오늘말. 추스르다
저는 머리털 말고는 그저 솜털만 있었어요. 싸움판(군대)에 들어가서 보내던 어느 여름날 장마에 쇠가시울타리(철책)가 무너졌고, 밤새 비 맞으며 쇠가시울타리를 세운 뒤 다리에 두드리기가 엄청 났고, 이때부터 다리털이 돋았어요. 나중에 알았는데 그동안 뿌린 풀잡이물(고엽제)이 그때 맨살을 엄청 스쳤더군요. 반바지를 입고 울타리를 세운 이는 모두 두드러기가 났어요. 어릴 적부터 살갗이 시달렸어요. 이곳은 매캐한 나라이니까요. 그렇지만 가벼운 차림새로 해바람을 쐬면 살갗이 숨쉬더군요. 튼튼한 몸을 다시찾자는 생각보다는 새몸으로 싱그럽게 살자고 마음을 추슬렀어요. 곁에 풀꽃나무가 넉넉하고 둘레는 숲을 이루는 터에서 지내자고 하루를 갈무리합니다. 저도 이웃도 마을도 온통 푸르게 숲이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푸르게 우거지는 품에 깃들어 아름다운 얼굴로 마주하기를 바라요. 꾸미는 매무새가 아닌 푸른 이름을 찾으려 해요. 덧붙이는 모습이 아닌 하늘빛으로 갖추려 합니다. 큰고장이라면 풀밭이나 빈터가 모자라 집안에 토실꽃을 두겠지요. 하늘빛하고 하늘내음을 듬뿍 머금는 통통풀은 어느덧 사람들 옆에서 곁풀꽃(반려식물)이 됩니다.
ㅅㄴㄹ
털·몸털·사람털 ← 체모(體毛)
낯·얼굴·얼굴값·이름·이름값·콧대·몸차림·차림새·매무새·모습·꼴·갖춤새 ← 체모(體貌)
바로잡다·다잡다·되찾다·찾다·다시찾다·돌려놓다·돌이키다·되돌리다·채우다·되채우다·추스르다·갈무리 ← 만회, 원상복구, 원상회복
가깝다·밭다·곁·둘레·언저리·옆·마을·이곳·이쪽·이웃·품·즈음·쪽 ← 근처, 근방
토실꽃·토실풀·토실이·투실이·통통이·통통꽃·통통풀 ← 다육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