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30.


《용감한 아이린》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김서정 옮김, 웅진주니어, 2000.12.28.



고흥으로 돌아오는 오늘은 부산 서면역부터 걷는다. 들길이나 멧길이나 숲길이라면 이 길은 가벼울 텐데, 큰고장 한복판을 걷자니 골이 아프다. 골목으로 걸으려 했더니 부전시장. 아침부터 저잣길은 사람도 수레도 오토바이도 물결친다. 얼핏 둘러보니 과일값이 고흥에 대면 1/3이다. 알도 굵고 값도 싸고, 큰고장이 사람을 끌어모으는 힘을 알겠다. 표를 끊고 기다린다. 기차를 탄다. 눈을 살짝 붙였다가 동화를 한 꼭지 쓴다. 순천에 닿아 기차를 내리고 〈책방 심다〉로 찾아간다. 이튿날부터 토·일에 맞추어 와온바다에서 ‘버스 책집’을 연다고 한다. 〈책방 심다〉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 바닷가를 누리겠구나. 순천 버스나루로 간다. 비로소 고흥으로 들어선다. 이제 밀치고 새치기하는 사람물결에서 벗어난다. 책읽는 사람도 새채기를 할까? 책읽는 사람은 무엇을 할까? 우리는 언제쯤 새치기 아닌 사랑을 할까. 《용감한 아이린》을 생각한다. 아이린은 ‘용감’보다는 ‘의젓’하다. ‘야무지’다. 속빛이 포근하면서 꽉 찬 아이라고 할 만하다. 눈밭을 걷는 아이린은 눈밭이 아닌 ‘마음에 담은 꿈’을 그린다. 아이린은 누구한테서 이 의젓한 몸짓을 물려받았을까. 아이린은 누구한테서 이 야무진 마음빛을 이어받았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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