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무 씨의 달그네
고정순 지음 / 달그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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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8.1.

그림책시렁 736


《무무 씨의 달그네》

 고정순

 달그림

 2021.6.25.



  아이 둘을 낳아 돌보면서 천기저귀를 쉬잖고 빨아서 널고 다리고 개다가 밥을 짓고 여러 일손을 다스리던 어느 날, 가시어머니는 “막내를 돌볼 적에는 한여름이라서 아주 더웠어. 하루에 아홉 번도 씻겼어.” 하시더군요. 아이가 땀을 많이 흘리거나 기저귀가 푹 젖으면 으레 씻겼으니 날마다 서너 판쯤은 씻겼지만 하루에 아홉열 판을 씻기면 더 좋겠다고, 어쩌면 늘 물놀이하듯 아이하고 소꿉잔치를 펴면 되겠다고 느꼈어요. 《무무 씨의 달그네》를 읽고서 생각합니다. 꽃밭에 가서 꽃내음을 맡으며 꽃빛을 느끼지 않으면 꽃을 알거나 사랑하지 못합니다. 아이를 낳아 즐거이 소꿉놀이를 펴며 사랑을 배우지 않는다면 내리사랑이나 치사랑뿐 아니라 수수한 ‘사랑’부터 모를 뿐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가지 못합니다. 아이를 꼭 낳아야 한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오직 사랑일 적에만 서로 만나 아이를 낳아 돌본다는 소리입니다. 생채기·멍울은 지나가는 자취입니다. 그런데 생채기·멍울을 흘려보내지 않고서 또 붙들면 안 사라지고 자꾸 자랍니다. 아이들이 넘어지고 무릎이 깨지면서도 튼튼하게 서는 바탕을 읽어 볼까요? 아이들은 넘어진 줄 잊고 다시 달리며 웃으니 튼튼합니다. 스스로 “힘들어. 아파.” 하고 말하면 늘 힘들고 아픕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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