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숲의 아카리 2
이소야 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1.8.1.

만화책시렁 362


《서점 숲의 아카리 2》

 이소야 유키

 설은미 옮김

 학산문화사

 2010.3.25.



  바쁘면 책이든 글이든 빨리 읽을 노릇입니다. 그런데 늘 바빠서 책이며 글을 빨리 읽기만 한다면, 우리는 빨리 늙다가 빨리 죽습니다. 바쁜 일이 가득하기에 오히려 책이며 글을 느긋이 읽을 만합니다. 늘 바쁘지만 늘 틈을 내어 책이며 글을 느긋이 읽는다면, 우리는 느긋이 삶을 누리면서 즐겁게 하루를 짓습니다. 누리책집으로 책을 시키면 길에서 한때를 안 보내더라도 집에서 손쉽고 빠르게 책을 받습니다. 마을책집으로 찾아가서 책을 장만하면 길에서 하루를 보낼 뿐 아니라 길삯을 들이고 더디게 책을 손에 쥐는데다가 집까지 묵직하게 짐을 나릅니다. 《서점 숲의 아카리 2》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우리가 “빨리 읽고 빨리 늙고 빨리 죽을 뜻”이라면 굳이 두 다리로 책집마실을 안 가도 되고, 줄거리만 얼른 훑고서 치우면 됩니다. 오늘날 시골에서 풀죽임물(농약)을 그렇게 엄청나게 써대는 얼개하고 같아요. 이와 달리 우리가 “느긋이 읽고 즐겁게 삶을 보내며 하루를 지을 뜻”이라면 기쁘게 두 다리로 책집마실을 하면서 ‘줄거리를 이룬 이야기에 흐르는 사랑’을 헤아리면 돼요. 누리책집으로 책을 사는 일이 나쁘지 않습니다만, 틈을 내어 마을책집을 찾아가는 마음을 잊거나 잃는다면, 책읽기라는 뜻도 잊거나 잃지 않을까요?


ㅅㄴㄹ


“종전이 되던 해인 1945년. 책을 읽고 싶어도 도저히 구할 길이 없었는데, 2년 뒤 내가 구한 이 책을 모든 상가 식구가 순서대로 읽었어요. 어른이나 아이나 다들 뒷이야기를 궁금해했고, 빨리 읽고 싶다고 열망할 정도로 애타게 이 책을 기다렸어요. 생각해 보면, 그것이 이 서점의 시작이었습니다.” (21쪽)


“50년 뒤 우리 서점은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글쎄요. 반드시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할 순 없죠.” “그런가? 그렇다면 좀 슬픈걸. 50년 뒤에도 스오도에서 책을 사고 싶은데.” “울고 있나요?” “예? 울지 않는데요. 아! 하지만 그 서점의 60년이라는 세월을 생각하면 …….” (28쪽)


“아아! 왔군요.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즐거움이죠.” “이런 책도 팔리나요?” “예, 1년에 1권 정도?” ‘고작?’ “하지만 이 책을 찾는 사람은 전국에 몇 명이나 있어요. 그중 1권은 내가 사고 말이죠.”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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