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26.


《여름날, 바다에서》

 파울라 카르보넬 글·마저리 푸르쉐 그림/성소희 옮김, 달리, 2020.6.15.



마당하고 뒤꼍을 잇는 돌담 곁에서 자라는 무화과나무를 들여다보다가, 이 둘레에서 돋는 모시풀에 붙은 매미 허물을 본다. 지난해 매미 허울은 모과나무 옆에서 자라는 모시풀에 붙은 모습으로 보았다. 매미는 나무줄기를 타고 오르다가 허물을 벗기도 하지만, 이렇게 풀줄기를 타고 올라서 허물을 벗기도 한다. 매미로서는 어디서든 좋겠지. 우리 집에서는 들풀도 고이 여기니 이 풀잎에는 딱정벌레도 풍뎅이도 사마귀도 메뚜기도 개구리도 나비도, 또 매미까지도 살짝 앉아서 쉬어 갈 만하다. 새삼스레 모싯잎을 생각하다가 《여름날, 바다에서》를 되읽는다. 이 그림책도 어린이보다는 어른한테 맞추었다고 느낀다. 어리석게 살아가며 아이다움을 송두리째 잊거나 잃은 어른을 살그마니 달래는 줄거리이지 싶다. 누구를 가두려 하면 스스로 갇힐밖에 없는 줄 잊는 우리 어른이리라. 누구를 사랑하려 하면 스스로 사랑할밖에 없는 줄도 잊을 테고. 이웃한테 하는 대로 우리 스스로한테 한다. 우리 스스로한테 하는 대로 이웃한테 한다. 그러니 누구한테 막말이나 밉말을 쏟아붓는 사람이 있다면 그이는 늘 스스로한테 막말이나 밉말을 쏟아내는 셈이다. 스스로 사랑할 줄 알아야 모든 실마리를 푼다. 스스로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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