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 시골책방에서 보내는 위로의 편지들
임후남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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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7.28.

인문책시렁 202


《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임후남

 생각을담는집

 2021.6.9.



  《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임후남, 생각을담는집, 2021)는 책이름처럼 “예전에는 안 좋았(괜찮)다”가 이제는 차츰 좋아지는 길을 걸어가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예전에는 무엇이 어떻게 안 좋았을까요? 서울이라는 고장에서 살아갈 적에는 서울이라는 크기하고 빠르기하고 부피에 맞추어야 하기에 우리 몸이며 마음을 느긋이 돌아보며 알맞게 다스리기가 어렵기 마련입니다. 서울이라는 고장에서 벗어나 우리 삶자락에 맞추는 시골자락을 보금자리로 가꾼다면, 빠르기나 부피나 크기가 아닌 오롯이 삶이라는 길을 바라보기에 좋습니다.


  서울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습니다. 다만 서울에는 빠르기하고 크기하고 부피가 한복판을 차지하면서 힘하고 이름하고 돈이 바탕이 되어 흐릅니다. 시골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습니다. 다만 시골에서는 바람하고 해하고 비가 한복판을 차지하면서 흙하고 풀하고 냇물이 바탕이 되어 흘러요.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라면 아이한테 어떤 터전을 보여주고 누리도록 이끌 적에 아름다우면서 즐거울까요? 아이한테 물려줄 삶자락을 생각하는 어른이라면 아이들이 어떤 터전에서 뛰놀고 자라면서 살림꽃을 피울 슬기로운 마음이 되도록 할 적에 사랑스러우면서 빛날까요?


  우리 모두 곱게 나아지는 길을 걸으면 좋겠어요. 우리 누구나 마당하고 뒤꼍을 누리면서 보금자리에 나무 여러 그루를 심어서 돌보는 살림이 되면 좋겠어요. 아이가 맨발로 노래하고 춤추고 뛰놀 만한 곳을 집으로 삼으면 좋겠어요. 해바라기 비바라기 별바라기 꽃바라기 풀바라기를 실컷 누리는 집에서 살아가면 좋겠어요.


  누구나 숲이라는 책을 읽고서 숲이라는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들이라는 책을 곁에 두고서 들빛내음이 넘실거리는 이야기를 하면 좋겠어요. 누구나 바다라는 책을 마음에 얹고서 생각을 바다처럼 넉넉하고 너르며 너그러이 가꾸면 좋겠어요.


  푸르게 자라기에 즐거운 아이입니다. 파랗게 빛나는 하늘처럼 생각하기에 신나는 아이입니다. 하얗게 반짝이는 눈송이처럼 참하게 소꿉을 놀기에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우리 모두 스스로 숲이 되는 살림길을 걸어가고 살림살이를 짓는 어른으로 이곳에 서는 날을 그려 봅니다.


ㅅㄴㄹ


심심해야 바람소리가 들리고, 햇빛이 내 몸에 닿는 것도 느낍니다. 책이나 음악도 이럴 때는 의미가 없지요. (39쪽)


서울에 살 때 저는 집을 자주 떠났습니다. 가까운 곳도 가고, 멀리도 갔습니다. 한동안은 제주 올레길을 비롯힌 북한산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강화 둘레길 등 오래 걷기 위해 일부러 떠났습니다. 지금은 집을 떠나지 않습니다. (92쪽)


큰나무에도, 이름 짠한 꽃들에도, 잡초에도, 돌에도 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나에게도. (174쪽)


교복을 입고, 단발을 하고, 획일화된 시절을 살아온 저는 지금처럼 다양한 세상에서 사는 것이 참 좋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더욱더 다양한 세상에서 각자의 숨을 쉬며 살게 하고 싶습니다.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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