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7.23.

오늘말. 좀스럽다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가지가지 삶길을 걸어가면서 온갖 하루를 새삼스레 맞이하는 숨결입니다. 모두 같은 사람이라면 만나서 조잘조잘 할 이야기가 없을 테지요. 딴판인 삶을 누리기에 언제나 재잘재잘 이야기로 꽃을 피워요. 풀벌레하고 새도 저마다 달라 시끌시끌 지저귑니다. 귀를 기울여 봐요. 개구리가 노래하는 여름날 똑같은 가락은 하나도 없어요. 어디로 가기 좋도록 새하늬마높처럼 네길을 가르는데, 막상 네쪽은 모두 같닥고 할 만해요. 우리가 바라보는 저쪽이 하늬녘이라지만, 다른 자리에서는 우리가 하늬녘이에요. 돌고도는 이 별에서는 모조리 같은 쪽이되 새록새록 다른 터전입니다. 곳곳이 다르면서 매한가지로 흐르는 삶터예요. 다 다를 뿐이기에 누구는 크거나 작지 않아요. 누구더러 좀스럽거나 잘다고 못 하지요. 다 같은 숨빛이면서 새롭게 피어나는 목숨이기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흐르면서 어디나 싱그러이 노래하는 사이가 되는구나 싶어요. 조용히 마음을 기울여요. 고요히 눈을 반짝여요. 오늘은 빈가게이지만 곧 왁자지껄하겠지요. 파리가 날린다면 잠자리도 날려 볼까요. 이래저래 여름이 깊기에 겨울도 깊어 철마다 빛나는 하루입니다.


ㅅㄴㄹ


다르다·딴판·갖가지·가지가지·온갖·자잘하다·잘다·구질구질·좀스럽다·이래저래·이러쿵저러쿵·이것저것·이런저런·시끄럽다·왁자지껄·떠들다·주섬주섬·조잘조잘·재잘재잘·지저귀다·더럽다·지저분하다 → 구구(區區)


새하늬마높·네길·네모·네갈래·네쪽·모두·다·모조리·몽땅·이곳저곳·이쪽저쪽·어디나·여기저기·온곳·온쪽·곳곳 ← 동서남북


파리를 날리다·파리날리다·장사가 안 되다·조용하다·고요하다·빈가게·빈집 ←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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