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7.20.
오늘말. 밑글
밑을 든든히 다지기에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어 집을 이룹니다. 바탕이 없다면 기둥도 지붕도 없으니 집마저 없어요. 지붕부터 올려서는 집이 안 돼요. 기둥부터 세울 적에도 그렇지요. 밑자락이란, 밑판이란, 밑바탕이란, 우리가 나아가는 새길을 이루는 첫걸음이로구나 싶어요. 또래하고 견주어 느려 보이는 아이가 있다지요? 또래하고 견주니 그리 보일 텐데, 빨리 가야 좋고 더디 가면 나쁜가요? 모든 어른도 아이도 다르기 마련인데, 다 다른 아이를 왜 자꾸 또래하고 견주면서 들볶아야 할까요? 아이가 저마다 밑틀을 느긋이 다스리도록 사랑하면 좋겠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터에서 아이가 마음껏 꿈꾸고 놀면 좋겠어요. 남을 흉내내거나 베끼는 몸짓이 아닌, 스스로 사랑하고 스스로 바라보면서, 다르게 빛나는 눈망울을 가꾸도록 곁에서 돌보는 어버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첫그림을 즐거이 짜요. 밑그림을 신나게 여미어요. 남을 따라하지 마요. 똑같이 하려 들면 거짓이 되기 쉬워요. 물받이에 가두지 말고,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멀리 바다로 나아가서 풀어놓기로 해요.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 새롭게 사랑하는 자리가 되도록 가꾸기로 해요.
밑글·밑그림·밑틀·밑판·밑절미·밑짜임·밑바탕·바탕틀·바탕판·바탕짜임·밑·바탕·애벌·애벌글·첫그림 ← 초안(草案)
곳·자리·터·터전·곳이름·사는곳·사는터·있는곳 ← 주소(住所), 주소지
물그릇·물받이·물통 ← 수조(水槽), 어항(魚缸)
고깃뱃나루·나루·나루터·뱃나루·뱃나루터 ← 어항(漁港)
거짓·거짓것·따라하다·뜨다·겉뜨다·똑같다·베끼다·흉내·시늉·훔치다·옮기다 ← 위작(僞作), 위조, 위조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