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14.


《꽃들의 말》

 장프랑수아 샤바 글·요안나 콘세이요 그림/김지희 옮김, 오후의소묘, 2021.6.10.



새벽 여섯 시에 자전거로 길을 나선다. 작은아이는 이쯤이면 일어나서 아버지를 배웅하는데 오늘은 아직 자네. 거의 밤새우다시피 집안일을 돌보고서 등짐을 꾸려 길을 나선다. 제주책집을 다니면서 그곳 책집지기님한테 한 자락씩 드릴 책하고 노래판(동시판)을 잔뜩 꾸렸더니 처음부터 무게가 장난아니다. 고갯마루를 넘을 적마다 땀방울로 얼굴에 비가 내린다. 녹동나루에 닿아 등짐을 내려놓았으나 배에 타서 제주에 닿도록 땀은 마르지 않는다. 《꽃들의 말》을 장만하기도 했지만, 마을책집에 들를 적에 다시 들추기도 한다. 갈래로는 ‘그림책’이지만, 그림책이라기보다 ‘어른책’이라고 느낀다. 어린이하고는 걸맞지 않은 틀하고 그림하고 글이다. 아이 눈높이로 붙일 이름이라면 ‘꽃말’이다. 이 나라 어른을 보면 한 입으로는 일본을 꺼리거나 나무라면서 정작 총칼나라(일제강점기) 적부터 퍼진 일본 말씨를 털어낼 생각을 아예 안 한다. 이 책으로 어린이한테 꽃말을 들려주기는 어렵구나 싶다. 큰고장에서 사는 어른이 곁에 꽃그릇을 놓고서 꽃내음과 꽃빛으로 고단한 하루를 달래면서 가만히 쉬고픈 마음을 들려주는구나 싶다. 그런데 요즈음 어린이도 학원굴레에 갇혔으니, 큰고장 아이 마음도 달랠는지 모르겠지. 슬픈 굴레에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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