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12.


《11마리 고양이》

 바바 노보루 글·그림/이장선 옮김, 꿈소담이, 2006.6.20.



나는 어디를 가도 으레 걷는다. 부릉이(자가용)를 거느리지 않으니까. 시골에서 살며 면소재지나 읍내 우체국에 갈 적에는 자전거나 시골버스를 타는데, 아직 큰고장에서 살던 지난날에는 늘 걸어서 우체국을 다녀왔다. 둘레에서는 “걸어서 언제 다녀와?”라든지 “무겁게 땀내어 짊어지고 다녀오면 얼마나 힘들어?” 하고 따지듯이 말하면서 “책을 덜 사면 자동차쯤 살 만하지 않아?” 하고 또 따진다. 내가 들려줄 말이란 “제가 책을 덜 사고 자동차를 산다면, 대학교도 그만두지 않고 마침종이를 땄을 테고, 한겨레신문사에서 저를 특채로 뽑겠다고 하던 1999년에 벌써 기자가 되었거나,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굴면서 출판사 대표 자리까지 물려받았겠지요. 그런데 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싶어요. 아이들하고 함께 걷거나 아이를 안고 걸으면 둘레를 새롭게 볼 만해요. 땀흘리며 살아 봐요. 삶이 날마다 재미있답니다.”쯤. 《11마리 고양이》는 ‘걸어다니’면서 새롭게 하루를 노는 열한 고양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뭐, 이 열한 고양이가 ‘짐차’를 타고다닌 이야기도 나오기는 하지만, 언제나 걷는다. 걷고 또 걷고 새로 걷는다. 이 그림책이 왜 두고두고 사랑받겠는가? 아이들처럼 노래하고 놀고 웃으면서 걷거든.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