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페달 32
와타나베 와타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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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15.

바람맛을 사랑하는 달림이



《겁쟁이 페달 32》

 와타나베 와타루

 이형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4.10.31.



  《겁쟁이 페달 32》(와타나베 와타루/이형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4)에 흐르는 달림결을 헤아립니다. 누구보다 빠르면서 시원하게 두 다리로 달리고 싶은 아이들은 하루아침에 엄청나게 거듭나기도 하지만, 스스로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는 듯하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열일곱∼열아홉 살인 아이들은 이처럼 오르내리는 마음을 맛보면서 저마다 어떤 어른으로 나아가는 길일까요.


  이 그림꽃책은 처음 몇 걸음에서 이미 모든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예닐곱 즈음부터는 으레 되풀이하는 이야기요, 열 몇 걸음부터는 자리하고 때하고 사람만 바꾸어 똑같은 틀을 보여줍니다. 어느 모로는 ‘자라는’ 길을 자전거와 함께 다룬다고 하겠지만, 다르게 보면 ‘자라기보다는 틀에 맞추어 똑같이 가는’ 길을 자전거에 빗대어 다루는 셈입니다.


  두 다리로 걷다가 자전거를 달리면 틀림없이 더 빠르다고 느낄 만합니다. 판판한 길에서도 오르막에서도 내리막에서도 그렇지요. 그렇지만 자전거는 더 빨리 달리려고 마련한 탈거리는 아니에요. 더 빨리 가고 싶다면 ‘바로가기(순간이동)’를 하면 되지요. 자전거는 바람을 가르려고 마련한 탈거리입니다. 바람을 맛보고, 바람이 어떤 빛인가를 느끼고, 바람하고 하나되어 온누리를 디디는 동안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알려고 마련한 탈거리입니다.


  우리말로 ‘달림이’는 두 가지입니다. 두 발로 달리는 몸짓이 하나요, 두 바퀴로 달리는 몸짓이 둘이지요. 두 발이든 두 바퀴이든 땅에 발을 디디면서 이 푸른별을 새롭게 마주합니다. 빠르기에 파묻혀 이 푸른별을 잊어버린다면 달림이가 아니에요. 빠르기를 잊고서 이 푸른별을 새롭게 보고 느끼면서 눈물웃음으로 기쁘게 노래하는 마음으로 피어나기에 비로소 달림이입니다. 《겁쟁이 페달》은 처음 몇 걸음을 여는 줄거리가 살짝 상큼했으나 이내 따분하게 되풀이하는 굴레에 스스로 갇히더군요. 마흔두걸음 즈음까지 읽다가 그만두었습니다. 굳이 끝까지 읽어야 할 까닭을 못 찾았습니다. 가면 갈수룩 줄거리 늘어뜨리기만 깊어지니 아쉽기까지 해요. 부디 바람맛을 사랑하는 달림이라는 길로 돌아서 주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처음이야. 나한테 부탁하는 건! 그러니까 힘낼게, 내가.” (20쪽)


“흔들리지 마! 레이스에 집중해! 단지 눈앞에서 추월당했을 뿐이야!” (44쪽)


“지금 극복한다. 변명 따위 하고 있을 수 없단 말이다.” (48쪽)


‘뭐지? 이 사람이 달려가기 시작하고 느껴지는, 온몸에서 솟아나는 압력은. 산에서 이렇게 빠른 사람은 처음 봤어. 보고 있냐? 우리 반 놈들아. 학교에 있을 때는 작은 뒷모습이 무지하게 커 보인다.’ (118∼119쪽)


“이 레이스는 네가 에이스다. 우리는 너를 서포트하기 위해서 달리기 때문이다.” (154쪽)


“그걸로 좋다고 생각해. 나는. 사이가 나빠도.” “네?” “사이가 나쁘다는 건 나쁜 일만은 아니야. 선배와 또래한테 지고 싶지 않다는 것은 유대감이다.” (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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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弱ペダ #弱蟲ペダル #渡邊航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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