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7.13.
오늘말. 멍하다
어릴 적을 돌아보면 멍하니 지낼 틈이 없습니다. 심부름이 잦고, 집안일을 거들고, 배움터에서는 이모저모 하라고 어린이 어깨에 짐을 잔뜩 얹어요. 놀 틈이 없다시피 하지만 어떻게든 말미를 내어 놉니다. 우리는 죽은넋도 허깨비도 아닌 튼튼하게 살아서 숨쉬는 아이인 터라 신나게 놀아요. 땀빼며 노는 우리를 바라보는 어른은 “안 덥냐? 그렇게 땀을 빼고 놀면서도 웃냐?” 하고 묻습니다. 뛰놀며 땀을 빼더라도 걱정이며 근심이 없습니다. 마음껏 뛰놀다 넘어져도 안 다쳐요. 즐거운 기운이 가득하니 이 빛살이 우리를 돌보거나 지키지 싶어요. 아이는 얌전하기 어렵습니다. 몸이 간질거리지요. 차분하거나 알뜰하다면 아이가 아닌 늙다리 같아요. 뒤를 돌아보는 티끌이 없이, 그림자에 스스로 가리는 일이 없이, 멋모르거나 모자라더라도 씩씩하게 뛰고 달리면서 노래하는 숨결이 바로 아이라고 생각해요. 땀흘려 뛰논 어린 나날이 없기에 추레하거나 사납게 나이만 먹지 않을까요? 구슬땀 빼며 놀던 하루가 없기에 그만 부스러기 같은 어른이 되어 둘레를 어지럽히는 바보가 되지 않을까요? 빛나는 넋은 놀이를 바탕으로 자라고, 어느새 소꿉으로 살림으로 큽니다.
ㅅㄴㄹ
넋·죽은넋·허깨비·허울·그림자·찌꺼기·찌끼·찌끄러기·부스러기·티·티끌·허접하다·끔찍하다·더럽다·추레하다·지저분하다·꼴사납다·사납다·눈꼴사납다 ← 망령(亡靈)
늙다·늙은이·늙네·늙다리·낡다·낡아빠지다·추레하다·벗어나다·넋나가다·넋빠지다·얼나가다·얼빠지다·바보·바보스럽다·모자라다·멍청하다·멍하다·맹하다·엉망·엉터리·어지럽다·어이없다·턱없다·터무니없다·생각없다·흐리다·흐리터분하다·흐리멍덩하다 ← 망령(妄靈)
걱정없다·근심없다·아무 일 없다·안 다치다·든든하다·믿음직하다·돌보다·살피다·보살피다·품·품다·지키다·지켜주다·받치다·받쳐주다·고요·곱다·조용·쉬다·차분하다·얌전하다·살뜰하다·알뜰하다·좋다·즐겁다 ← 안보(安保), 보안(保安), 안정(安定), 안정적(安定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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