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7.13.
오늘말. 손빛
얼마 앞서까지 모든 일이며 살림을 누구나 손으로 했습니다. 손수 하지 않은 사람이 없어요. 굳이 손일(수작업) 같은 낱말을 쓸 일이 없이 ‘일 = 손일·몸일’이기 마련이었습니다. 이제 손수 일하지 않는 일이 늘 뿐 아니라, 사람이 일하지 않기에 ‘손내림’으로 커피를 마련한다든지 ‘사람일’처럼 갈라서 말할 자리가 생깁니다. 여기에 얼굴을 안 마주하고도 일하거나 어울리는 ‘누리판’이 태어납니다. 누리그물로 글월을 띄우면, 누리글월(이메일·전자우편)은 곧장 날아간다지요. 언제 닿으려나 속태울 일이 없어요. 아무리 멀리 떨어져도 애태울 일이 없이 어느새 다다릅니다. 곰곰이 보면 옛날에는 마음으로 사귀고 만나며 어울렸기에, 먼곳에서 사는 이웃이나 동무하고 모처럼 만나면 반갑고 손님을 살뜰히 여겼을 텐데, 오늘날에는 누리집에서 너무 손쉽게 만나고 말을 섞으며 외려 벌컥하거나 골을 내거나 마음을 바득바득 가는 일이 불거지기까지 합니다. 쉽게 띄우고 받으면서 쉽게 건드리고 다친달까요. 아무래도 이 고갯마루를 슬기롭게 넘어야지 싶어요. 늙고비로 가는 길이 아닌 숲으로 가는 말길이 되어, 고비앓이 아닌 마음나눔이 되기를 바라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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