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10.


《호라이》

 서현 글·그림, 사계절, 2021.7.8.



새벽에 빗소리로 깬다. 큰고장으로 바깥일이나 책집마실을 나올 때면, 새·개구리·풀벌레가 노래하는 소리는 없다시피 하다. 오름이(승강기)나 부릉이(자동차) 소리가 가득하고, 술에 전 사람들 옹알이가 넘치지. 함박비가 쩌렁쩌렁 울리니 자질구레한 소리를 잡아먹는다. 가늘게 바뀐 새벽비를 느긋이 맞으며 전철을 타러 걸었더니 10초쯤 앞서 전철이 떠났다. 엊그제 고흥에서 길을 나설 적에도 10초 틈으로 놓쳤는데. 다만 인천에서 다니는 전철은 12분만 기다리면 된다. 영등포나루에서 기차로 갈아타고 익산으로 가는 길에 “빗방울 이야기”를 한달음에 쓴다. 빗방울이 마음으로 들려주는 말을 받아적느라 손이 저릿저릿. 익산나루에서 내려 한 시간 남짓 천천히 골목을 에돌아 〈그림책방 씨앗〉에 닿는다. 등짐도 옷도 몸도 땀투성이. 어제도 보았지만 오늘 이곳에서도 보는 《호라이》를 곁에 두고서 책집지기님한테 “‘고미 타로’ 좋아하셔요?” 하고 여쭌다. 《호라이》를 보며 어쩐지 “고미 타로”를 보는 듯했다. 1945년에 태어나 온나라 어린이·어른한테서 사랑받는 ‘고미 타로’여도 모르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저녁바람으로 순천을 거쳐 고흥으로 돌아왔다. 하루가 한 해 같았다. 그리고 ‘후라이(フライ)’는 일본말. 아주 일본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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