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7.9.


《스님과의 브런치》

 반지현 글, 나무옆의자, 2020.6.23.



아침에 길손집에서 일어나, 인천 동구청 뒤켠 송림2동을 걷다가 골목집 할매를 만난다. 이분은 동구청 곁에서 매우 오래된 슬레트지붕 조그마한 집에서 사셨는데, 요새는 거의 못 보는 “골이 넓은 슬레트지붕”이었기에, 아직 인천에서 살던 2010년까지 둘레에 이분 집을 ‘생활역사문화시설’로 건사하도록 마음도 손도 돈도 바라지하면 좋겠다고 꽤 자주 이야기한 일이 떠오른다. 오랜 골목집을 헐고 2층집으로 올렸구나. 2층집으로 올렸어도 한켠에 꽃그릇을 잔뜩 놓으셨구나. 송림2동에서 금곡동으로 건너오고, 창영동을 슬쩍 돌아서 배다리 책골목에 닿는다. 골목꽃·골목나무·골목밭, 이 세 가지를 인천이란 고장이 이제라도 눈여겨보면 좋겠다. 돌림앓이판이 앞으로 사라지더라도 이제는 ‘큰 잿빛집(대형 아파트)’이 아닌 ‘작은 골목집’으로 가야지 싶다. 저녁에는 중구청 앞자락에 새로 연 마을책집 〈문학소매점〉을 찾아갔고, 천천히 걸어 신포시장 곁 길손집에 일찍 들어가서 빨래하고 누웠다. 《스님과의 브런치》는 다 읽었는데 마실길에 굳이 챙겼다. 스님한테서 밥차림을 새삼스레 배운 글님은 밥 한 그릇에 어떤 손길이 닿을 적에 즐거운가를 비로소 느꼈고, 밥뿐 아니라 삶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단다. 마음을 먹으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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